어업 피해 감정평가 수수료와 관련해 부산시와 용역사 사이에 벌어진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부산시의 손을 들어줬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감정평가법인 A 사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용역비 소송 상고심에서 부산시에게 2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이 사건 보수 기준 제11조 제1항 본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4년 시는 부산항 신항 준설·송도 준설토 투기장 사업을 하면서 A 사에게 어업피해 보상액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를 의뢰했다. 이후 감정평가수수료 산정에서 이견이 발생했다. 시는 5개 사업구간 보상 물건의 피해 요인을 각각 합산해 일괄 보상하기 위해 감정평가를 의뢰했기 때문에 감정평가수수료를 1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사는 사업별로 산정돼야 한다고 맞섰다.

1심은 시가 A 사에게 5억4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감정평가 의뢰 당시 ‘5개의 보상계획공고에 따른 평가액을 동시에 의뢰하되, 평가액을 합산한 금액을 어업권별 최종보상금으로 지급하기 위해 보고서를 1건으로 제출하라’고 밝힌 것을 근거로 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가정평가를 일괄적으로 의뢰받았어도 별개 사업에 해당한다며 시가 25억 원을 A 사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다시 대법원은 부산시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동일인이 별개의 공익사업과 관련된 여러 개의 어업권에 관해 감정평가를 일괄해 의뢰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1개의 어업권에 대한 개별 감정평가 수수료를 산정한 다음 이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산정하는 단서 조항이 있지만 이 사건에는 이를 유추적용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