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제정을 두고 부산 시민단체가 반발에 나섰다. 이들은 특별법이 통과되면 부산·울산·경남 지역 시민이 핵폐기물과 살아가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지난 20일 국회서 열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22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통과 시도’ 성명을 발표해 법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별법이 통과해도 주민이 중간저장시설과 최종처분장을 결정하지 못하면 핵발전소 인접 지역이 영구적인 핵폐기장이 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특별법은 원자력안전법과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사이의 모순인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을 정당화한다”며 “반드시 폐기돼야 하는 법안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리원전과 세울원전이 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시민 800만 명은 핵폐기물 다발들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며 “이를 막지 못하면 ‘고리·새울 핵 메가시티를 이룩했다’고 미래세대에 조롱거리로 남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일 경북 경주시 등 원전 소재 지자체 행정협의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는 법안을 발의한 김영식·이인선 의원에게 전달됐다. 협의회는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의 영구화를 막고 지자체 지원 근거 등이 마련된 특별법 조속한 제정을 요구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특별법이 통과되면 핵발전소 인접 지역인 부산·울산·경주 등은 영구적인 핵폐기장이

될 뿐 아니라 인접 지역은 핵발전 특별기금에 더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후원전인 고리2·3·4호기 수명연장을 중단하라”며 “부산시와 시의회는 고리·새울 핵 메가시티로 만드는 특별법 폐기를 촉구하라”고 밝혔다.

한편 특별법 통과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여야 간 견해차로 원내 지도부 협상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