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38> 스키타이에서 만추리안까지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11-13 18:47:2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다음 민족들 중 가장 허망하게 사라져 없어진 민족은? 스키타이 돌궐 흉노 선비 위구르 거란 몽골 여진(만주)….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중앙 유라시아 유목 민족들이다. 이들이 살았던 곳은 나무도 없이 짧은 풀만 자라는 스텝(steppe) 지대다. 동유럽 흑해 북부에서 동아시아 연해주까지 동서 가로 횡으로 길게 늘어선 대초원이다. 중앙 유라시아 지배 권력은 서쪽 스키타이에서 동쪽 만주족으로 점차 옮겨진다.

중앙 유라시아 초원에 살던 스키타이부터 만추리안까지
스키타이(Scythia)는 세계사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유목족이다. BC 8세기에서 2세기까지 폰토스로 불리는 흑해 북부와 카스피해 동북부인 폰틱 카스피해 대초원에서 살던 유목민이었다. 마차가 아니라 말 위에 앉아 기동력 있게 싸운 최초의 기마 민족이었다. 이들 스키타이는 동쪽으로 이주했다.

동쪽 초원에 살던 유목민들은 스키타이에게 합방되거나 동화되었다. 이에 흉노족이 발흥했다. 드센 흉노족도 약해졌다. 이후 선비족이 북방 패권을 차지했다. 선비족은 위-촉-오 삼국시대 이후 혼란했던 5호16국 시대를 통일하며 북조 시대를 열었다. 선비족도 돌궐족이 들어서자 시들해졌다. 돌궐족은 중앙 유라시아 대제국을 이루었다. 위구르족도 한때 한자리 차지했다. 이후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가 패권을 차지했다. 이후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가 강성했다. 이후 몽골족이 중원의 패권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여진족이 재기했다. 이름을 만주족이라 바꾸며 1636년 청나라를 건국했다. 만주족의 청제국은 1911년 신해혁명으로 사라졌다. 1932년 일본 관동군은 만주족 땅에 만주국을 세웠다. 1945년 일본패망 후 만주국이 사라지자 만주족도 사라졌다. 언어 사회 문화 다 없어졌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그 몰락을 공고화시켰다.

민족이란 단지 혈통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는다. 주로 권력 향배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게 민족이다. 그토록 싸웠던 백제와 신라 민족이 지금 한민족이듯이…. 특히나 유달리 복잡다단한 역사가 있는 중앙 유라시아 북방 유목 민족들한테 민족은 더욱 느슨한 개념이다. 하지만 여진(만주)족은 헐렁한 민족 개념마저도 없어졌다. 책에 알량한 이름만 달랑 남았다. 스키타이는 우크라이나 등의 국가를, 흉노는 훈족의 나라인 헝가리를, 위구르는 위구르자치구라는 지역을, 돌궐은 튀르키예 등 수많은 국가들을, 몽골은 몽골리아라는 나라와 내몽골자치구라는 지역을 남겼다. 잠시 강성했던 거란족은 남긴 게 없어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그토록 강력하며 광활했던 청나라를 300여 년간 지배했던 여진(만주)족이 완전 사라져 아예 없어진 건 참 이상하다. 그런데! 지금 중국의 동북 3성인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지린성(吉林省) 랴오닝성(遼寧省)에 사는 여진-만주족이 민족 정체성을 내세워 또 재기할지 모른다. 여진족의 금나라가 망하고 400여 년 후 만주족이라 이름을 바꾸어 후금(後金)을 세우고 곧바로 청나라를 세웠듯이…. 언젠가 만주족인 만추리안(Manchurian)은 후청(後淸)이라 칭한 다음 만주(滿洲)나 만국(滿國)이라는 국가를 또 세울지 모른다. 어디로 튈는지? 역사의 흐름은 개구리나 메뚜기 튀는 거 같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세계 최대 규모 ‘아르떼뮤지엄’ 영도에 문 열었다
  2. 2“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3. 3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4. 4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5. 5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6. 6소설로 써내려간 사부곡…‘광기의 시대’ 부산을 투영하다
  7. 7“한국전쟁 후 가장 많은 이단·사이비 생겨난 부산…안전장치로 피해 막아야”
  8. 8[기고] 허치슨터미널, 우리나라 1호 기록에 도전하다
  9. 9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10. 10해바라기와 함께 찰칵
  1. 1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2. 2과기부 장관 후보에 유상임 교수…민주평통 사무처장엔 태영호(종합)
  3. 3이재명 “전쟁 같은 정치서 역할할 것” 김두관 “李, 지선공천 위해 연임하나”
  4. 4채상병 1주기…與 “신속수사 촉구” vs 野 “특검법 꼭 관철”
  5. 5[속보] 군, 대북 확성기 가동…북 오물풍선 살포 맞대응
  6. 6“에어부산 분리매각, 합병에 악영향 없다” 법률 자문 나와
  7. 7우원식 “2026년 개헌 국민투표하자” 尹에 대화 제안
  8. 8이재성 '유튜브 소통' 변성완 '盧정신 계승' 최택용 '친명 띄우기' 박성현 '민생 우선'
  9. 9이승우 부산시의원 대표 발의 '이차전지 육성 조례안' 상임위 통과
  10. 10與 “입법 횡포” 野 “거부권 남발”…제헌절 ‘헌법파괴’ 공방
  1. 1“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2. 2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3. 3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4. 4“전기차 2~3년 내 수요 증가로 전환” 공격적 투자 지속키로
  5. 5청약통장 찬밥? 부산 가입자 급감
  6. 6전단지로 홍보, 쇼핑카트 기증…이마트도 전통시장 상생
  7. 7체코 뚫은 K-원전…동남권 원전 생태계 활력 기대감(종합)
  8. 8원전산업 유럽 진출 교두보…일감부족 부울경 기자재 낙수효과 전망
  9. 9부산시-KDB넥스트원 협업…스타트업 5곳 사업자금 지원
  10. 10“부산라이즈센터, 지자체·대학·산업체 소통 최우선”
  1. 1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2. 2종부세 수술로 세수타격 구·군 “지방소비세율 높여 보전을”
  3. 3부산 단설유치원 ‘저녁돌봄’ 전면도입
  4. 4오늘의 날씨- 2024년 7월 19일
  5. 5음식 섭취 어려워 죽으로 연명…치아 치료비 절실
  6. 6부산·울산·경남 늦은 오후까지 비…예상 강수량 30∼80㎜
  7. 7“동성부부 배우자도 건보 피부양자 등록” 대법, 권리 첫 인정
  8. 8해운대구서 사고 후 벤츠 두고 떠난 40대 자수
  9. 9장전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성 가득 ‘시원~한입 물김치 지원 사업’ 추진
  10. 10[뭐라노-이거아나] 사이버렉카
  1. 1동의대 문왕식 감독 부임 첫 해부터 헹가래
  2. 2“팬들은 프로다운 부산 아이파크를 원합니다”
  3. 3허미미·김민종, 한국 유도 12년 만에 금 메친다
  4. 4파리 ‘완전히 개방된 대회’ 모토…40개국 경찰이 치안 유지
  5. 5마산제일여고 이효송 국제 골프대회 우승
  6. 6손캡 “난 네 곁에 있어” 황희찬 응원
  7. 7투타서 훨훨 나는 승리 수호신…롯데 용병처럼
  8. 8음바페 8만 명 환호 받으며 레알 입단
  9. 9문체부 ‘홍 감독 선임’ 조사 예고…축구협회 반발
  10. 10결승 투런포 두란, MLB ‘별중의 별’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음식 섭취 어려워 죽으로 연명…치아 치료비 절실
집단수용 디아스포라
쓰레기 더미서도 살려했지만…국가는 인간 될 기회 뺏었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