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계 “절차상 문제” 지적 따라
- 市, 내년 자료·과정 등 공개 검토
- 의결 회의 전 간담회도 열기로
‘깜깜이 회의’ 논란을 빚은 부산시 생활임금 결정 구조(국제신문 지난 20일 자 10면 등 보도)가 내년부터 개선될 전망이다. 부산시가 심의 과정을 투명화해야 한다는 노동계 지적을 일부 수용, 지금껏 비공개로 일관된 심의 자료와 회의록 등의 공개를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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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 전경. 국제신문DB |
부산시는 27일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생활임금위원회 운영에 관한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시는 위원회 개최 일수 등 검토 필요 시간 확보, 심의·회의 자료 공개, 시 산하 기관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생활임금 적용 여부를 논의했다. 시 생활임금은 생활임금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장이 결정한다. 그런데 생활임금은 2018년 도입 이후 단 한 차례의 회의를 통해 당일 심의·의결됐다. 심의 자료, 회의록은 비공개에 부쳤다.
노동계는 생활임금 결정 방식에 절차적·실질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먼저 시 생활임금 조례에 따르면 위원회 회의는 위원장이 소집하도록 규정됐다. 그런데 지난 20일 열린 위원회는 시가 회의 일정을 정해 위원들에게 통보했으며, 위원장이 아닌 시 행정자치국장이 회의 개최 여부를 안건으로 올렸다. 또 회의 자료는 별도의 비공개 규정이 없다면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며 회의 참관 또한 허용돼야 하는데도 시가 일방적으로 비공개 처리했다.
이 때문에 심의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나 여력도 부족했다. 생활임금 위원은 사용자·노동자단체로부터 추천받아 위촉된다. 위원들은 추천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안건을 제시하거나 심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심의 자료가 별다른 근거 없이 대외비로 지정돼 의견을 나눌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20일 열린 심의에서 위원들은 사실상 시가 제시한 안건을 중심으로 표결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시는 위원회 개최 전 간담회 방식으로 심의 안건을 설명하고, 심의·회의 자료는 내년부터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비공개된 자료들은 위원장이나 위원들의 요구에 따라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회의 전 간담회 등을 통해 심의 시일을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한때 생활임금 심의를 대상으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려 했으나 이날 면담 이후 철회했다.
다만 시 산하 공공기관 소속의 민간위탁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조례상 생활임금 적용 대상자가 시에 직접 소속된 민간위탁 노동자로 못박힌 터라, 산하기관 소속 노동자들은 보장 범위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부산시의회를 통해 조례 개정을 촉구하는 등 방안을 찾아 생활임금의 혜택을 받는 노동자를 늘리도록 노력할 방침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