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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초 참사 얼마 됐다고…또 민원에 밀려난 통학로 안전

교통사고 막을 시선유도봉 신설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3-09-21 19:34:25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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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월 못 해 통행불편” 반발 일자
- 영도구 몇 달도 안 돼 일부 철거
- 예서 父 “다시 위험해질까 우려”
- 구 “대체 교통안전시설 등 검토”

부산 영도구가 지난 4월 발생한 청동초 통학로 참사 이후 안전 대책으로 도로 한가운데 설치한 시선유도봉 일부를 민원을 이유로 최근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한 통학로를 위해 설치한 시설물이 3개월도 안 돼 사라지자 다시 위험한 통학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영도구 청동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 내 설치된 시선유도봉이 주민 반발로 철거됐다. 사진은 중앙선을 침범해 일부 차량들이 달리는 모습. 이원준 기자
영도구는 지난 6일 이틀에 걸쳐 청동초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설치돼 있던 시선유도봉 일부를 철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철거 구간(일산봉로 70~일산봉로 90-2) 거리는 약 200m로, 중간에 일부만 남았고 대부분 철거됐다.

청동초 통학로 시선유도봉은 지난 4월 등굣길에 숨진 고 황예서 양 참사(국제신문 지난 5월 1일 자 1면 보도 등) 이후 관내 스쿨존 교통환경 개선책으로 설치됐다. 설치 의무는 없지만 교통사고 예방의 효과가 있어 지난 5월 4일 사고 지점을 비롯해 100m 구간에 선제적으로 설치했다. 전체 조성 구간은 청동초 인근 스쿨존 700여m로 지난 7월 설치가 끝났다.

시선유도봉은 도로 중앙에 원통형으로 설치하는 플라스틱 시설물로 주황색에 은색 띠가 둘려 있는 모습이다. 주로 차량의 중앙선 침범과 불법 유턴을 막아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시선유도봉은 운전자의 주의가 현저히 요구되는 장소에 반대방향을 공간적으로 분리하고 위험 구간을 예고할 목적으로 설치한다.

그러나 영도구는 민원이 잇따르자 설치 3개월도 안 돼 일부 구간 철거를 결정했다. 이 도로는 왕복 2차로로 시선유도봉을 설치하면 앞차를 가로질러 갈 수 없다. 이 때문에 도로에 정화조 차량이나 청소차가 작업을 위해 주정차하면 통행이 막혀 인근 주민은 설치 때부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설치가 완료됐지만, 통행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계속되자 최근 주민과 만나 철거지점 논의 끝에 200m 구간을 철거했다.

스쿨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시선유도봉을 설치했음에도 얼마 안 돼 안전시설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예서 양 아버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너무나 아쉽다”며 “위험한 도로가 다시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니 ‘생명 하나에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영도구는 안전을 위해 대체 시설을 더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는 지난 1일 설치가 끝난 불법주정차 CCTV를 통해 스쿨존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도로 표지병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도로 표지병은 야간 또는 악천후 때 차선을 또렷하게 비추고 운전자의 시선을 명확히 유도하기 위해 도로 표면에 설치하는 시설물이다. 구 관계자는 “사고 발생 지점 등 위험 구간의 시선유도봉은 그대로 두었다”며 “CCTV 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불법주정차 문제가 줄어 중앙선 침범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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