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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풍경·위치 갖춘 봉래물양장 일대 ‘영도판 그랜빌’ 적지

밴쿠버에서 만난 영도의 미래 <3> 영도 살릴 도시재생 위치는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23-09-19 19:05:1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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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층 핫플로 뜬 섬의 관문 봉래동
- 퍼블릭마켓 유치 가능한 창고·센터 등
- 부산 정체성 담은 시설 활성화 필요
- 남포역 도보 15분…관광객 접근 쉬워

- 영도대교 밑 친수공간 활용 방안 마련
- 남항대교 하부 스포츠 광장·수변공원
- 흰여울문화마을과 연결 관광자원화 등
- 근대문화유산 가치 살릴 도시재생 필요

캐나다 밴쿠버의 그랜빌 아일랜드는 창고와 공장 등 옛 건물의 재활용과 함께 반도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오늘날 도시재생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부산 영도구도 도시재생의 자원인 버려진 창고와 공장, 빈집이 즐비한 데다 전국 유일의 단일 섬 자치구로 바다를 온전히 이용할 수 있는 자연 환경을 갖췄다. 국제신문은 영도구에서 그랜빌 아일랜드를 모델로 한 영도구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최적지를 살펴봤다.
부산 영도구 관문인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일대의 물양장과 오래된 창고 등 건물은 도시재생의 자원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영도대교가 도개하는 모습. 이원준 기자
■‘걸어서 영도’ 관문에서 승부

영도구를 오가는 오랜 관문이었던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사이 봉래나루로는 영도구와 서·중구, 멀리 동구까지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공간이다. 원도심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라발스호텔을 중심으로, 영도대교 쪽으로 이어지는 봉래동 물양장은 최근 젊은층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소형 선박 수십 척이 정박하는 물양장 앞으로 ‘영도대교 포장마차거리’가 형성됐다.

라발스호텔에서 부산대교 아래를 지나 대선조선까지 이어지는 길은 부산시가 커피특화거리로 조성 중인 곳으로 유명 복합문화공간과 커피전문점이 들어서 관광객에게 인기가 좋은 곳이다. 시는 지난달부터 시비 8억5000만 원을 들여 이곳에 커피특화거리를 조성하는 공사를 시작해 연말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공사를 통해 이 구간의 차로 폭을 줄여 보행자의 안전과 편익을 확보하면서 조형물과 경관조명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특히 이 일대는 그랜빌 아일랜드의 핵심 시설인 퍼블릭 마켓과 같은 시설을 유치할 공간도 충분하다. 봉래동 물양장 앞에 있는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와 부산대교 아래 대일창고는 규모나 위치에서 퍼블릭 마켓이 들어설 건물로 꼽힌다.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는 2019년 부산시와 영도구, 부산관광공사가 부산 관광기업 육성과 관광창업 지원 등을 위해 설립했다. 1~4층, 2070㎡ 규모에 88개 관광스타트업이 입점했다.

대일창고는 봉래나루로 일방통행이 끝나는 지점의 부산대교 하부와 맞닿은 곳으로, 산업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 유산이다. 약 4130㎡에 총 4개의 건축물으로 구성됐고, 1968년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빈 창고인 이곳은 입구에 예전에 사용했던 ‘부산세관 대일보세창고’라는 명칭과 함께 부산세관장 명의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존재 자체로 근대유산의 흔적이 물씬 묻어 있는 이 창고는 사유재산이다.

이 일대는 영도구 초입이어서 영도구의 열악한 교통환경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남포역에서 걸어서 영도대교를 건너 바로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실제 취재진이 남포역에서 내려 라발스호텔까지 느리게 걸어가봤더니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와 함께 해안에 인접한 커피특화거리의 입구에 있는 대일창고도 위치가 좋다. 도보로 부산대교에 오를 수 있고, 주변의 유명 시설이 많아 관광객을 모으는 데 유리한 곳이다.

도시설계와 역사보존 등을 연구하는 부산연구원 이화연 연구위원은 “봉래동 물양장 일대에 있는 오래된 창고 등의 건물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시설들로 영도구가 대표하는 부산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이런 시설들을 보존하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도시재생이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맞은 편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사이 롯데백화점 광복점 앞 친수공간과 영도대교에서 자갈치시장으로 이어지는 유라리광장은 이미 친수공간으로 활용된다. 영도대교와 부산대교를 통해 도보로 두 곳을 연결할 수 있지만 캐나다 밴쿠버의 그랜빌 아일랜드 앞 아쿠아버스와 같은 수상교통수단을 도입해 이곳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동서대 권장욱(관광경영컨벤션학과) 교수는 “관광은 새로운 곳이나 과거의 향수를 찾아 떠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런 요소에 접근성을 더하면 관광지로 승부를 볼 수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봉래동 물양장 일대는 부산의 문화·역사 등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해안의 풍경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세련미를 갖춘 공간도 들어섰다. 게다가 접근성마저 좋아 다리 위를 걸어 영도로 들어오는 기분과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매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리 아래 땅 활용은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아래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유수의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는 교각을 콘크리트나 철제 구조물이라는 흉물로 치부하고 고작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수준에 그친다. 영도대교와 달리 부산대교 아래는 규모가 커 활용할 만한 공간이 있지만 부산환경공단의 봉래중계펌프장과 부산시설공단이 위탁 운영하는 ‘부산대교 밑 공영주차장(87면)’으로 사용된다. 운동기구 3개를 설치해 놓은 것이 부산대교 아래 공간 활용의 전부다.

영도대교 아래도 멋진 사진 명소가 될 만하나 방치된 공간이 있다. 영도경찰서에서 봉래동물양장 방면으로 일방통행이 가능한 길로, 영도대교와 이어지는 계단도 있다. 좁은 공간이지만 물살의 출렁임이 느껴질 만큼 바다와 가깝고 자갈치시장과 공동어시장, 서구 산복도로 등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앞 친수공간에서 점바치골목기념관을 지나 유라리광장으로 연결되는 중구 쪽 영도대교 하부 공간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 웃음등대로 유명한 유라리광장은 폭이 최대 20m로, 북항재개발 지역을 제외한 원도심 친수공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2송도 절경과 현대적 공간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주변이 영도의 근대 경관을 간직한 곳이라면 영도의 서쪽 남항대교 아래에는 현대적 이미지를 갖춘 드넓은 공간이 있다. 영도구 남항 호안 X-스포츠 광장이다. 이곳은 월파로 인한 침수 피해 방지를 위해 호안을 보강하면서 특수 완충지대로 친수 여가공간으로 조성됐다. 남항 방파제를 따라 총 850m 길이로 인라인보드 전용로와 농구장, 조깅트랙에 이어 배드민턴 족구 배구 테니스 등이 가능한 5면의 코트까지 갖춘 체육공간이다. 2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지만 현재 평일과 주말 낮 시간대는 이용객이 드물어 광장의 명성에 맞는 획기적인 활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이곳은 송도해수욕장 방면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산책로의 끝자락은 영도구의 핫플레이스인 흰여울문화마을 해안산책로와 이어진다는 점에서 관광자원이 생기면 손쉽게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의 일몰 전경은 SNS 등을 통해 전국에서 유명세를 탄 지 오래다.

여기에 스포츠광장 중간지점에서 남항대교 교각 아래를 따라 조성된 ‘남항대교 하부 수변테마공원’도 있어 스포츠광장 일대는 특별한 정비 없이 곧장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영도대교나 부산대교와 달리 남항대교 교각은 상당히 높아 최소한 교각에 부산의 정체성 내지는 원도심의 근대유산을 상징하는 대형 그림만 그려도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구간에 있는 15개 이상의 교각은 잿빛의 콘크리트로 서 있기만 할 뿐이다.


영도구 남항대교 아래에 있는 ‘남항 호안 X-스포츠 광장’에서 바라본 흰여울문화마을. 이원준 기자


‘바다와 예술이 만나는 로컬’이라는 책의 공동저자인 부경대 예동근(중국학과) 교수는 “천혜의 자연 환경과 역사·문화·예술을 더한 상징적 관광자원을 만들어 영도구 등 원도심의 도시재생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고 효과도 클 것”이라며 “다만 지역이 고유 문화와 특색이 사라진 ‘일방적 현대화’가 아니라 부산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살리되 부족한 부분은 ‘덧칠’하는 방향으로의 도시재생이 진행돼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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