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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쟁점화에 관 주도 교육…합리적 비판성 키울지 의문

거꾸로 가는 부산 민주시민교육

  • 신심범 mets@kookje.co.kr, 김미희 기자
  •  |   입력 : 2023-09-18 19:27:02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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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市 예산 4억5000만 원→1억 뚝
- 주체 시민사회서 산하 기관으로
- 시교육청 조직 개편 교육팀 폐지
- 일각 “정치적 시류 따른 것” 분석

유럽의 민주주의 발전국에서 시민교육은 국가 역량과 직결된 것으로 여겨진다. 정치·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직시하는 시민성의 구성원이 많을 수록 공동체의 내실 있는 발전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독일 등에선 시민성 함양을 위해 학생의 시민사회 활동을 권장하기도 한다. 부산시를 비롯한 국내 지자체에서는 2018년 이후부터 지역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시민교육과 시교육청 차원의 민주시민교육이 시행돼 왔다.
지난 5월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노무현재단에서 열린 민주시민교육 강사 양성 과정 교육 모습. 부산민주시민네트워크 제공
그러나 올해를 전후로 양상이 뒤바뀌고 있다.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내년 시 민주시민교육 예산은 4억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삭감될 예정이다. 사업 주체 또한 시민사회에서 산하 기관으로 변경된다.

부산시교육청 역시 지난 1월 1일 자 교육부 자체 직제 개편에 따라 민주시민교육팀을 폐지했다. 민주시민교육팀은 2019년 1월 출범했다. 현재 인성체육급식과 내 인성교육팀에서 민주시민교육과 세계시민교육 등을 총괄하고 있다. 사업 수행에 필요한 예산도 2021년 1억8055만 원에서 지난해 1억6400만 원, 올해 1억3400만 원으로 축소했다. 특히 교육청 자체 예산 외 들어가는 교육부의 특별교부금이 2021년 1억1700만 원에서 올해 2000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 시민교육 의지 자체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두고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민주시민교육팀에서도 민주시민교육 업무는 장학사 1명이 담당했으며 현재도 동일하다. 조직 개편으로 팀이 사라진 것일 뿐 학생자치활동, 학생인권교육 등 민주시민교육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시민교육을 향한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상 편향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몇 차례 제기되기도 했다. 2018년 12월 부산시의회가 ‘민주시민교육 조례’를 만들 당시 일부 보수단체는 정치적 이념 교육을 부추긴다며 반대 운동을 벌였다. 지난해 11월 부산시의회에서도 사업의 성격이 사상교육으로 흐를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그러나 자유총연맹 등 3대 국민봉사단체가 사회적 공론화 사업에 협업하는 등 커리큘럼과 관련해 큰 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시가 사업을 공공위탁으로 변경한 과정을 두고 ‘갑작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는 지난달 23일 공고한 민간위탁 성과평가에서 사업 수행자인 부산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에 79.5점(보통)을 매겼다. 사업 재위탁에 별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시 청년산학국은 이 단체에 재차 교육을 맡기려 했다. 지난 3월 열린 민주시민교육위원회 심의에서는 중장기 로드맵 구축 연구개발 사업 추진이 의결되는 등 ‘긴 호흡’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결국 시가 정치적 시류를 살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9월 교육부는 민주시민교육을 총괄하던 민주시민교육과를 인성체육예술과로 명칭을 바꿨다. 이어 두 달 뒤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민주시민교육,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세미나를 열었고, 김 의원의 지역구인 앞서 울산에서는 지난 5월 ‘민주시민교육 조례안’이 폐지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관 주축의 시민교육이 그 핵심인 합리적 비판성 함양을 이끌어 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시의회 반선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례에도 민주시민교육은 시민의 보편적 접근성이 보장되고,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돼 있다. 지금 상황에서 관의 교육이 시민성을 제대로 길러낼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정부의 대규모 세수 부족으로 시의 세수도 많이 줄어든 상태라 사업 효율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은 뒤, “기존보다 더 많은 시민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사업 수행 기관에도 독립성을 보장해 시민교육 역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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