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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부산 택시비 '먹튀' 손님, 잡고 보니 유명한 상습범

택시비 수만~수십만 원 떼먹어

택시기사 사이 '수배령' 내려져

기장서, 60대 男 사기혐의 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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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해서 그러니 부산까지 쉬지 말고 가십시다. 오전 9시30분까진 도착해야 합니다.”

부산 기장경찰서 전경. 국제신문 DB
지난 8일 새벽 4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모래내시장. 60대 남성 A 씨가 택시를 멈춰 세우더니 대뜸 “부산 서부터미널까지 곧장 가 달라”고 했다. 택시 기사 김모 씨는 한 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부산행 시외버스가 다닐 텐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사정을 물어볼까 하다가 이내 ‘정말 급한 일이 있나 보다’ 여기고 부산으로 향했다.

김 씨는 새벽 내내 차를 몰아 오전 9시40분 부산에 도착했다. 톨게이트 통행료 포함 총 53만3000원을 요금으로 받아야 했다. 그런데 낌새가 이상했다. 애초 서부터미널로 가자던 A 씨가 행선지를 기장시장으로 바꿨다. 자신이 일하는 부동산 사무소가 시장 인근에 있으니 거기서 돈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사무소에 들어간 A 씨는 5분 만에 나와서는 “우리 집으로 가자”며 재차 말을 바꿨다. 이런 식의 ‘뺑뺑이’가 정오 넘게 이어졌다.

A 씨는 또 “동해선 기장역이 근처이니 거기에서 돈을 빼 오겠다”며 이동을 요구했다. 그리곤 자신의 휴대전화를 차량에 놔둔 채 역사로 들어갔다. 머지않아 A 씨의 전화기가 울렸다. 대신 전화를 받은 김 씨에게 “어디냐. 당장 말하라”고 한 남성의 고성이 들려왔다. A 씨 대신 전화 받은 택시 기사라고 설명하니, 남성은 “딱 기다리라”며 전화를 끊었다.

불안한 마음에 김 씨가 역사로 들어가니, A 씨는 부산역 열차표를 끊어달라며 역무원과 다투고 있었다. 이윽고 조금 전 통화한 남성이 나타나 A 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A 씨에게 속아 요금을 뜯긴 부산의 개인택시 기사였다. 이처럼, A 씨에게 당한 기사가 한둘이 아닌지라, 기사 사이에선 ‘수배령’까지 내려졌다고 했다.

기장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택시비를 여러 번 떼먹은 상습범이다. 그는 “부동산으로 큰돈을 벌었다”며 자산가 행세를 한 뒤 자신의 사무실 주소가 적힌 명함을 건네곤 “나중에 연락하면 요금보다 많은 돈을 부치겠다”고 기사를 속였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부동산업자라고 말하지만 실체는 없어보인다. 인천에 간 이유 등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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