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4곳의 불법 도박사이트의 자금 40조 원을 관리·세탁해주고 4000억 원(1%)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도박개장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총책 A(20대)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공범 21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돈을 받고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를 넘겨 대포통장으로 활용하도록 한 77명도 입건(전자금융거래법)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21년 7월부터 1년 4개월가량 대포통장을 이용해 불법 도박사이트로부터 입금된 자금을 관리·세탁해주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A 씨 등은 전국에 36개 지부를 만들어놓고 대포통장 수집책·도박사이트 연락책 등 역할을 나눠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 2개월마다 지부 사무실을 옮겨 다니는 등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점조직 단위로 조직을 운영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이 기존 수법의 진화형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싸게 대포통장을 구해 비싸게 팔아 넘기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들은 불법도박사이트 업계의 외주형태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받아챙긴 수수료로 고급 주택을 사거나, 스포츠카를 구입하기도 했다. 또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에 투자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수개월간 이들을 뒤쫓은 끝에 A씨 등 24명을 검거하고 1개 당 약 200만원을 받고 본인의 은행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넘긴 77명도 붙잡았다. A씨 등이 사용한 대포통장만 425개에 달했다. 경찰은 이들 일당의 범죄 수익 중 8억3000만 원의 몰수 결정을 받았고 추가로 빼돌린 수익 환수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개인 전자지갑에 들어있는 3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는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아직까지는 몰수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개인이 인터넷으로 가상계좌 등을 활용해 100개 이상의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는 허점을 발견하고 금융감독원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도박자금을 맡긴 불법사이트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등은 추적이 불가능한 ‘텔레그램’ 메신저 등에서 가명을 이용해 활동했고, 행동강령과 내부 지침까지 만들어 숙지하도록 했다”며 “대포통장 계좌의 입출금이 막히는 등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해당 금액을 도박사이트에 바로 입금해주면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진과 신뢰관계를 쌓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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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경찰이 압수한 증거품. 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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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도박사이트 자금을 관리, 세탁한 A 씨가 구입한 스포츠카. 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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