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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인생을 생각해요"

제자들이 마련한 '특별하고 아름다운 퇴임식'

이미선 부산교육연수원장 "40년 시간여행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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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부산대 앞 카페봄 소극장에서 작지만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이번 달 퇴임하는 이미선 부산시교육청 교육연수원장을 위해 제자들이 북콘서트 및 퇴임식을 마련했다. 공직자들은 보통 재직하던 기관에서 퇴임식을 치르는 게 상례이지만 이 원장의 퇴임 소식을 들은 제자들이 그와의 추억을 되짚어보고 미래 교육을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 원장은 최근 퇴임을 앞두고 그의 40년 교단일기인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이미선의 교단일기’(인타임)를 펴냈다.

이미선 교육연수원장.
이날 행사는 책에 등장하는 제자들이 무대로 나와 이 원장과의 추억을 되새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지인들이 마이크를 잡고 그와의 인연을 되새기며 한국 교육과 사회에 대한 논의도 벌였다. 이 원장의 제자를 자녀로 둔 학부모도 모습을 드러내 이 원장의 새로운 인생을 축하했다.

이 원장이 부곡중학교에 근무할 때 제자인 최정현 고려대(노어노문학과) 교수는 톨스토이의 무덤을 인용하며 “지금 생각해보니 초라한 대문호의 무덤 옆 길처럼 선생님도 우리들에게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제자는 “선생님과의 인연이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고 전했다. 그의 첫 제자들은 부곡중 1970년생들이다.

여러 명의 제자는 인생의 어려운 시기마다 이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문을 구하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어 행복했는데 그게 이 원장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중 일부는 그 때의 마음이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 제자는 “선생님은 제가 힘들 때 ‘강물이 아무리 굽이쳐도 바다에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게 큰 힘이 됐다”고 언급했다.

그와 같이 근무한 한 교사는 “저도 나름 제자들에게 최선을 다했는데 이런 제자를 두지 못했다. 이번 행사를 보며 현재의 내 모습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인연이 오래됐다는 한 교수는 “이 원장은 가슴이 따뜻하면서도 불의를 보고는 참지 못하고 할 말은 하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한 참석자는 “‘이미선 선생님’ 글자 중 앞의 선을 빼면 ‘이미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원장은 그만큼 천생 교사였다”고 설명하자 장내에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26일 부산대 앞 카페봄에서 이미선 원장과 부곡중 당시의 제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마이크를 받은 이 원장은 퇴임식은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제자들이 손수 마련한 행사를 거부하기 힘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교사가 된 것에 대해 “어릴 때 내가 특정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가난으로 낙인을 찍는 교사가 있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아이들을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구분하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며 “교사로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자녀와 남편에게는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보석 같은 제자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그런 거 같다. 살아 생전 어머니가 ‘너는 왜 니 자식은 안 돌보고 남의 자식을 그렇게 챙기느냐’는 핀잔을 들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하지만 행사 말미와 이 원장의 딸이 나와 “엄마의 말씀 중 바로잡을 게 있다. 엄마는 동생과 저에게 최선을 다한 자랑스런 분이다”고 울먹이며 말해 행사장을 숙연하게 했다.

한 참석자는 “제자와 학부모가 스승을 폭행하고 괴롭히는, 교권이 무너진 사회에 이번 행사는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 한국 교육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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