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객으로 꾸며 최대 2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들여와 판매한 국내 조직과 투약자 등 21명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 조직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여성의 신체 부위에 마약을 숨겨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해외 여행객으로 가장해 태국에서 항공편으로 마약을 들여와 국내에 유통한 조직을 적발, 조직원 6명과 투약자 15명 등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해 총책 20대 A 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조직은 지난 1~3월 태국에서 필로폰 약 600g을 여성의 신체에 숨겨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뒤 국내에 되팔아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클럽에서 MD로 일하던 중 마약을 접하고, 지난해 연말부터 싼값에 구매하기 위해 태국을 오갔다. 이후 신체에 마약을 숨기기 유리하다고 생각해 20대 여성 3명에게 고액의 대가를 약속하며 마약 밀반입을 지시했다. 이 여성들은 2명씩 짝을 지어 한 번에 150~200g씩 세 차례에 걸쳐 필로폰 약 600g을 밀수했다. 마약은 금속과 달리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신체 부위에 숨겨 들여왔고, 이를 국내 운반 판매책 2명에게 전달했다. 이들에게는 1번에 500만원 정도의 사례비가 지급됐다.

판매책 2명은 전달받은 마약을 1g씩 소분해 SNS 광고를 통해 판매했다. 이들은 입금이 확인되면 가스계량기나 동네 벤치 아래쪽에 마약을 붙여두고, 그 사진을 SNS로 전송해 구매자가 가져가도록 하는 방식으로 마약을 거래했다. 경찰은 지난 3월 마약 투약자를 붙잡아 조사하던 중 조직적 범죄가 연루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당시 태국에 체류하던 A 씨를 석달 간 설득한 끝에 자진 입국을 유도해 붙잡았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올해 3~7월 상반기 마약류 범죄를 집중적으로 단속해 883명을 검거하고 112명을 구속했다. 883명 중 259명이 10대와 20대였다.

태국에서 귀국한 A 씨가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 부산 금정경찰서 제공

태국에서 마약을 밀반입한 여성이 운반판매책에 마약을 전달하는 모습. 부산 금정경찰서 제공

경찰이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마약. 부산 금정경찰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