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기초지자체가 지진에 대비한 재난 안전시설을 허술하게 관리해 온 사실이 무더기로 드러났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부산시와 건설안전시험사업소, 16개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진 대비 피난시설 및 공공 시설물 내진보강 실태에 대한 안전 감찰을 한 결과 34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부산시 재난대책본부와 16개 기초지자체 재난안전상황실은 지진에 버티는 장치(면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가구와 전산장비 등 집기를 단단히 고정하지 않았다.

2019년 12월 내진성능 평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기초지자체 청사는 아직도 보강 조치를 하지 않았고, 2개 기초지자체는 내진 보강을 하지 않은 곳에 통신·장비실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운동장과 공원 등 야외 대피장소에 대한 정보를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제대로 입력하지 않은 기초지자체도 15곳에 달했다.

A 구는 대피 안내 표지판 5개를 대피장소와 다른 방향으로 설치했다. B 구는 국립해양조사원으로부터 해안침수예상도를 받고도 이를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아 침수 우려가 있는 3개 동이 2023년 재난 예·경보 체계 구축사업에서 빠졌다. C 구는 63개 교량 가운데 23곳에서만 내진성능 예비평가를 했고, 40곳은 안전 점검조차 하지 않아 일부 교량에서 누수·균열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 구는 교량받침에 인근의 컨테이너를 고정하는 줄을 설치했거나 고가도로 아래에 인화성 물질을 쌓아뒀다.

이밖에 시내 지하차도 18곳과 주변 지반에 대한 안전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이번 감사에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