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안·미화 등 인력은 추후 논의
- 대리처방·환자정보 전송도 금지
- 내주 조합원 투표 거쳐 공식 합의
20일을 끌어온 부산대병원 파업은 노사가 병원 이사장의 중재로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각자 한 걸음씩 물러나면서 타결됐다. 이번 파업은 환자의 막대한 불편을 초래했지만,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합의를 하고 비정규직 고용 안정을 위해 정규직이 연대했다는 점은 성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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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서구 부산대병원 원장실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산대병원지부 문미철(왼쪽) 지부장과 부산대병원 정성운 병원장이 노사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부산대병원 노사는 2일 부산대병원 본원에서 ‘2023년 임단협 교섭 잠정 합의서’에 서명하고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전날 병원 이사장인 차정인 부산대 총장의 중재로 합의점을 찾고 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된 파업을 종료(국제신문 2일 자 1면 보도)한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협상 직후 중재안을 바탕으로 조합원 의견 수렴과 대의원 논의를 거쳐 잠정 합의에 동의했다. 다음 주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 공식 합의가 이뤄진다. 핵심 쟁점이었던 비정규직 501명의 정규직 전환은 4개 직종(시설·주차·미화·보안) 중 시설 직종 171명을 내년 3월 직접 고용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나머지 직종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비록 보안·미화·주차 용역직 330명 합의는 이루지 못했지만 직접 고용 전환에 물꼬를 튼 것은 의미가 있다. 직접 고용 완료를 위한 투쟁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불법의료 근절과 관련해서는 ▷의사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한 대리처방 금지 ▷환자 신체부위를 비롯한 개인정보 전송 요청 금지 ▷구두처방 범위 명확화 등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하고, 준법의료위원회를 설치해 업무범위를 명확화하기로 했다. 중대한 불법의료가 발생하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재발 방지나 행위자 교육 등의 병원 내 조치를 할 것도 명문화했다.
인력 충원 요구와 관련해서는 본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의 병동별·중환자실에 간호인력 84명을 충원하고, 부서별 부족 인력 168명 충원을 위한 기재부 승인 절차 추진에 합의했다.
노사는 또 이번 파업과 같은 상황에서도 암 병동과 외상 병상 운영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암 병동 120개 병상, 항암 주사실 70% 운영, 외상센터 병상 30% 운영 등을 할 수 있게 필수 유지 인력 확대에도 합의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노사가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조치에 나선 점은 뚜렷한 성과다. 전국 대부분 병원에서 만연한 불법의료 행위를 줄여가겠다는 실효성 있는 첫 합의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을 위해 정규직 노조 조합원 모두가 연대 파업에 동참한 것도 주목받았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파업 장기화로 환자분들께 불편과 고통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술 입원 외래 등을 이른 시간 안에 정상화해 진료 보시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