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노조, 불법의료 근절 등 담은
- 5대 특별결의로 투쟁 수위 높여
- 의사들 “현장 복귀 해달라” 호소
- 중증 외상 환자 ‘뺑뺑이’ 불가피
국립대병원 파업이 20일째를 향해가고 있다.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팽팽하게 대립하지만, 부산대병원 이사회를 비롯해 부산시 보건복지부 모두 개입할 근거가 없다며 중재에도 나서지 않아 환자 고통만 가중되는 형국이다.
 |
|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가 31일 서구 부산대학교병원 로비에서 ‘부산대병원 파업 해결을 위한 5대 특별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왼쪽 사진은 부산대학교병원 교수회가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는 모습.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
파업 19일째인 31일 보건의료노조는 부산대병원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부산대병원 파업 해결을 위한 5대 특별결의’를 채택했다. 노조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환자피해 사례 증언대회 개최와 인력충원 투쟁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2차 행동(불법의료 증거자료 공개 및 관계기관에 불법의료 제소 및 현장조사·감사 요청) ▷비정규직 직접고용 완료투쟁 ▷성실교섭 촉구투쟁 ▷조속한 진료 정상화 촉구투쟁 등을 발표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2일까지 병원 측이 불법의료 근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법의료 사례와 증거를 공개하는 동시에 복지부 차원의 실태조사, 교육부 차원의 감사 등을 공식요청하겠다고 압박했다. 오는 9,10월 정기국회 국정감사 때 부산대병원 불법의료 관련 증인 채택과 국정질의 투쟁 전개 계획도 밝혔다.
파업 이후 병원장과 노조지부장이 참석한 4차례의 교섭을 포함해 20차례의 협상을 이어왔지만 한 걸음도 못 나아간 것은 물론 갈등만 더욱 키운 상황이다. 문제는 노사 모두 양보할 생각이 없는 가운데 꼬인 매듭을 풀어줄 주체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부산시와 경남도,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파업 이후 첫 영상회의를 열었지만 현안만 공유하고 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노조가 정당한 쟁의권 확보 후 파업하는 것이라 중재하기 조심스럽고, 병원과도 수시로 소통하지만 해법을 찾기 어렵다. 부산시가 개입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곳도 아닌 병원에서 파업이 진행돼 매우 안타깝지만, 다른 상급병원은 정상 운영되고 있으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역시 “병원과는 소통하고 있지만 노사 입장이 너무 뚜렷하게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라 나서기 어렵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 이사장인 부산대학교 차정인 총장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응답이 없었다.
부산대병원 내 의사 사이에서는 병원 정상화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6일 양산부산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이 직원들에게 ‘돌아와 달라’는 호소의 글을 써 붙인 데 이어 지난 28일 권역외상센터 부장단은 부산대병원 내부망에 ‘외상센터 인력만이라도 복귀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산대병원 외상센터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중증의 외상환자(추락, 해양 사고, 교통사고, 산재 등)를 받아 환자 생명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전문의가 24시간 대기하면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현재 외상응급실과 중환자실만 유지되고 있고, 일반 병동은 파업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김영대 센터장은 “외상응급실 중환자실만 유지되는 것은 결국 중환자실 병상이 다 차는 순간 아무리 중하고 급한 외상 환자도 수용할 수 없어 우리 지역 중증외상 환자가 구급차 안에서 뺑뺑이 도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며 복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