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20년 넘게 표류한다. 토지를 모두 확보하지 못해 이를 강제 수용하기 위한 행정 절차에 여러 차례 낙방하면서다.

경남 창원시청 전경. 국제신문 DB

시는 지난달 새롭게 마련된 토지수용 평가 지표에 맞춰 사업 계획을 보완해 재도전한다. 그러나 사업 진척이 더디다며 민간사업자가 법적 대응을 예고해 그 결과에 따라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

25일 창원시에 따르면 구산해양관광단지는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심리 일원 284만7253㎡ 부지에 기업연수원, 호텔, 골프장 등 사계절 체류형 가족 휴양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0년부터 옛 마산시가 추진했으며 사업 예정지 일부가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진척이 없다가 2008년 보호구역이 해제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시는 2011년 4월 경남도로부터 관광단지로 지정받은 후 2015년 3월 조성계획 승인을 받았으며, 2017년 11월 민간사업자인 삼정기업구산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사업비는 공공 333억 원, 민간 4780억 원 등 5113억 원이다.

이후 시는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해 왔다. 현재 보상 현황은 취득 79.81%, 사업 확정 후 소유권 이전 동의 16.47%, 미취득 2.01%, 취득 불가 1.71%다.

이 가운데 지주 반대 등으로 수년째 협상에 난항을 겪는 미취득·취득불가 토지(3.72%)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수용 재결 의결을 거쳐 공탁을 걸거나 강제수용할 수 있다.

시는 2019년 4월, 2020년 1월과 6월 등 3차례 중앙토지수용위에 재결을 신청했지만 골프장 등을 두고 공익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적정 또는 부동의 판정이 나왔다. 시는 지난해 12월 경남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도 토지수용을 요청했지만 지난달 27일 각하됐다.

시는 지난달 골프장이 포함된 관광지 공익성 평가 항목과 지표가 신설된 것에 기대를 건다. 시는 연내 민간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공익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 계획을 수정해 다시 토지 수용을 신청할 예정이다.

토지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면 조성 사업 허가, 경남도 골프장 사업계획 승인 등 절차를 거쳐 내년에 착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가 수용위 문턱을 넘지 못하면 소송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민간사업자는 행정 잘못으로 사업이 장기화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우선 해당 시설이 공익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시설이 들어서면 로봇랜드와 함께 남해안 관광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