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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 수해 속 골프 치고 뭐가 그리 떳떳할까

"주말 골프 뭐가 문제냐"던 홍준표 대구시장

기자실 찾아 "신중하지 못했다"고 고개 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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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말을 함에 있어 신중해야 하는 거죠. 정치인의 말과 관련된 것으로 ‘논어’에 나오는 ‘눌어언 민어행(訥於言 敏於行)’이 있습니다. 군자는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해 어눌해지고, 행동은 민첩하게 해야 해 빠르다는 뜻입니다. 말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다 보면 말을 더듬게 됩니다. 말을 못한다고 타박을 받을 수 있지만 말의 엄중함을 아는 진실한 태도입니다. 오늘날 인기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 말은 청산유수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나중에 자기를 옥죄는 사슬로 돌아오는 것을 자주 목격합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과 관련, 19일 기자실을 찾아 유감을 표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홍 시장은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지 않았지만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대구시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하게 꾸민 말과 얼굴 표정을 하는 사람 중에서 어진 이가 드물다는 뜻의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도 말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가르침입니다. 환한 낯빛으로 그럴싸하게 하는 말을 믿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속은 다르다는 뜻이 아닐까요. 반면 ‘강의목눌 근인(剛毅木訥 近仁)’이라고 해 강직하고 의연하며 순박하고 어눌한 사람 중에 어진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지만 그 정신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탈무드에 “인간에게는 입이 하나 귀가 둘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하라는 뜻이다”고 했습니다. “지혜는 들음에서 오고, 후회는 말함에서 온다”는 말도 있습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말을 잘 하는 사람보다 낫다는 뜻입니다. 소포클레스는 “말을 많이 한다는 것과 잘 한다는 것은 별개다”고 지적했습니다. 맹자는 “말이 가벼운 사람은 책임을 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꾸짖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온 나라가 극한호우로 비상이 걸렸을 때 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를 쳤고,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30분부터 대구 팔공CC에서 측근들과 골프를 쳤습니다. 이때는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사고가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대구시 공무원에게는 비상근무 제2호가 발령된 상태였습니다. 2호가 발령되면 소속 직원의 연가가 중지되고, 전 직원의 20% 이상이 비상근무를 합니다. 실제 1000명 이상이 비상근무를 했습니다.

비판 여론이 일자 홍 시장은 지난 17일 기자들을 향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 그런다고 해 내가 거기에 기죽고 잘못했다 그럴 사람입니까. 이게 어느 시대의 법이냐. 기자는 주말에 나오라고 하면 그냥 나옵니까”라고 오히려 기자들에게 호통을 쳤습니다. 그는 또 SNS에 “대구는 다행히 수해 피해가 없어 비교적 자유롭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 주말에 테니스를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어디 있느냐”고 밝혔습니다. 이어 “견강부회해도 난 흔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비판이 확산되자 홍 시장은 19일 “주말 일정이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지만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하며 자세를 낮췄습니다. 그는 이날 기자실을 찾아 이같이 밝히고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억지로 사과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20일 당 윤리위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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