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0시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본원. 보건의료노조 파업 첫날인 이날 응급실 유리문에는 ‘병원 내 병실 없음. 입원 불가’라고 쓰인 안내문 석 장이 붙었다. 평소라면 정신 없이 바빴을 응급실이지만, 고작 4명의 환자만 있어 고요할 뿐이었다. 6층 병동은 환자와 의료인력이 없어 불 꺼진 빈 병실과 카운터가 서늘함을 넘어 공포영화 속 폐병동을 떠올리게 했다. 오전 11시, 1층 외래접수 창구 앞 길게 놓인 대기 의자도 텅 빈 채로 적막함이 감돌았다. 외래 접수를 기다리는 인원은 3명뿐이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줄도 사라졌다.
환자로 북적여야 할 부산대병원은 이처럼 한산하기만 했다. 병원에 따르면 하루 평균 외래진료를 받는 인원은 4000여 명이다. 외래진료 접수는 정상적으로 진행했지만, 진료를 받으러 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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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서구 부산대병원에서 한 환자가 협력병원으로 전원하기 위해 앰뷸런스에 탑승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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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과 중환자실은 더 적막했다. 부산대 병원에는 1320개 병상이 있는데, 이날은 중환자실 이용자를 포함해 250명에 불과하다. 퇴원이나 전원 조치가 이루어지면서 지난 12일 하루 660여 명이 병원을 떠났기 때문이다. 병원 관계자는 “평소 4000여 명의 외래환자를 봤는데 오늘은 예약 환자 뿐이다”며 “병원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모습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대병원은 5개의 일반 병동과 중환자실, 특수병상만 운영하고 있다. 진료 예약도 대부분 취소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더욱 줄었다. 예외적으로 응급실만 파업과 무관하게 동일한 인력으로 관리하고 있다. 병원 측은 비노조원인 간호사 100여 명을 가용 인력으로 보고 있다.
환자와 가족도 불편을 호소한다. 지난 12일 코 종양 제거수술을 받은 A 씨는 “어제 수술을 받았는데 오늘 당장 나가라고 해서 쫓겨나는 중이다. 원래 며칠 더 입원해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병원에서 무조건 나가라고 한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아들의 안과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은 최모(47) 씨는 “낮병동에서 아들이 회복 중일 때 옆 침상에 한 할아버지가 찾아왔다. 오는 20일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관련 내용을 문의하려고 병원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아, 설명을 듣기 위해 빗길을 뚫고 직접 병원을 찾아오셨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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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서구 부산대병원 원무과 접수 창구가 텅 빈 채 한산하다. 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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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3시께 병원 1층의 외래진료와 입·퇴원 접수처는 한산했다. 병원 관계자는 “입원환자 1000여 명 중 80여 명만 남고 퇴원이나 전원 조치했다”고 말했다. 병원 로비에서 만난 B (50대) 씨는 “말기암으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중인 동생이 전원을 통보받고 전날 다른 병원으로 옮길려고 하는데 전원자가 몰리면서 앰뷸런스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곤욕을 치뤘다. 옆 환자는 산소호흡기 등 중장비가 있는 앰뷸런스를 못 구해 애를 태웠다”고 밝혔다.
이어 B 씨는 “부산의 전원병원에서 동생이 1주일내 사망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말을 들으니 양산 부산대병원에 계속 있을걸 하고 크게 후회가 됐다. 병원 측의 무조건적 전원통보에 환자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측은 의료공백의 책임을 노조에 돌렸다. 부산대병원 정성운 원장은 “보건 의료노조가 요구하는 7대 핵심 요구는 병원선에서는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며 파업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퇴원 조치에 대해서는 “파업으로 환자를 돌볼 의료인력이 없는 만큼 환자 안전을 위해 내린 결론이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 다음으로 파업 규모가 큰 부산의료원 역시 조용했다. 파업에 대비해 기존 예약 일정을 조율하면서 외래진료의 70~80%를 차지하는 예약환자가 빠진 영향이다.
입원 환자 가족 C 씨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하루하루가 간절하다. 13일부터 수술 날짜를 잡을 수 없게 됐는데 그 사이 상태가 더 악화될까 봐 숨도 제대로 못 쉴 지경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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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총 파업에 돌입한 13일 서구 부산대병원 입원실이 비어 있다. 부산대병원은 노조 파업을 앞두고 환자들을 조기퇴원 및 협력병원 전원조치 했다. 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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