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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안전불감증 여전…사하구 ‘약골 펜스’ 설치결정 논란

신남초서 청동초 유사사고 날 뻔…비탈길 정차한 탑차 통학길 덮쳐

  • 박수빈 기자 sue922@kookje.co.kr
  •  |   입력 : 2023-07-11 19:36:57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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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인 보호시설 무용지물 재확인
- 구 “국토부 지침 어기기 어려워”
- 학부모 “차량용 펜스 설치해야”

최근 ‘청동초 참사’와 비슷한 사고가 부산 사하구 등굣길에서 발생(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2면 보도)했으나, 담당 지자체는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안전펜스 설치를 미루고 있어 논란이 인다. 참사 이후 ‘약골 펜스로는 아이를 못 지킨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내린 아쉬운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일 사고가 난 사하구 신남초등학교 스쿨존 현장. 독자 제공
부산 사하구는 최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일어난 신남초등학교 등굣길 사고로 망가진 안전펜스를 철거하고 ‘보행자 방호형’ 안전펜스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차량용 안전펜스는 규정상 8t 트럭과 충돌해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된다. 가장 약한 SB1(Safety barrier) 등급의 차량용 안전펜스는 8t 트럭이 15° 경사에서 시속 55㎞ 속도로 충돌해도 버틸 수 있는 강도다. 보행자 방호형 안전펜스는 차량용보다 강도가 훨씬 떨어진다.

해당 학교는 비탈길에 있어 주차된 차가 미끄러져 펜스를 덮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일 오후 2시45분 이 초등학교 인근에서 일어났던 사고도 정차했던 탑차(2.5t)가 비탈길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와 보도를 덮쳤다.

탑차 운전자는 비탈길에 주류를 가득 실은 차를 세우고 인근 가게에 이를 납품하던 사이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는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어놨었는데, 내리막길에서 가속이 붙은 차량이 오른쪽을 향하면서 보도를 덮쳤다. 다행히 지나가던 학생이 벽으로 몸을 붙이면서 트럭을 피했지만, 설치됐던 안전펜스는 뜯겨나갔다. 여러모로 지난 4월 28일 발생한 부산 영도구 청동초 사건과 판박이다. 인명사고가 날 뻔했고 보행자용 안전펜스는 비탈길에서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기존 안전펜스는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정도에 그칠 뿐, 돌진하는 차량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새로 설치하는 안전펜스는 좀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고로 뜯겨나간 청동초 스쿨존에 설치된 펜스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하구는 ‘일반적으로 도심 구간 보도에 설치하는 방호 울타리가 보행자 방호형’이라는 이유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사하구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다라 사람이 많이 다니는 도심구간 보도에는 375㎏의 충돌을 견딜 수 있는 보행자 방호형 안전펜스를 설치하게 돼 있다”며 “기초지자체는 정부 지침이 정해진 상황에서 예외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은 사하구가 ‘안전불감증’에 걸렸다고 지적한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고 전력이 있는 스쿨존의 경사지에는 차량용 펜스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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