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먼 거리 병원 이용에 불만
- 경자청 “전문병원 등 다방면 접촉”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내 의료기관 부지가 1년 6개월 전 ‘외국인 투자 지역’에서 해제됐음에도 여전히 종합병원을 유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도시 조성 후 15년 가까이 의료기근에 시달리는 주민의 불만이 커져만 간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은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의료기관 부지(6만4331㎡) 매입 의사를 밝힌 국내 의료기관이 아직 없다고 26일 밝혔다.
이 부지는 국제신도시 조성 취지에 맞춰 2008년 외국 지분이 50% 이상 돼야 분양이 가능한 외국인 투자 지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선뜻 들어오겠다는 의료기관이 없고 2018년부터는 정부가 외국계 불허 방침을 밝히면서 사실상 외국 의료기관이 들어올 수 없게 됐다. 이에 2021년 초부터 외투를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같은 해 12월 외투 해제가 고시됐다.
외투 해제 당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수준의 국내 의료기관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매각에 진척이 없어 병원이 들어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국내 의료기관이 부지 매입에 나서지 않는 것은 명지 일대 인구수 때문으로 풀이된다. 종합병원을 건립할 경우 수익 담보를 위한 인구 수가 최소 20만 명은 돼야 한다는 것이 의료기관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국제신도시(명지1동)와 명지오션시티(명지2동) 인구를 모두 합쳐도 8만 명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20만 명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조성이 완성되는 2028년까지 최소한 5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명지는 또다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의료기근에 시달리게 될 상황에 처했다. 명지 일대는 국제신도시 의료 부지 외에 오션시티 의료 부지도 있지만 2010년 매각 후 여전히 병원 건립 계획이 오리무중이다. 유일하게 부지를 매입한 부민병원도 아직 구체적인 건립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주민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강서구의회 김정용(강서구 가) 의원은 “인구는 계속 늘고 있지만 여전히 멀리 떨어진 준종합병원 한 곳에 기대고 있다. 유일하게 응급실이 있는 곳인데 혹시라도 이곳 응급실이 문을 닫으면 어쩌나 노심초사”라며 “해당 부지에 층수 제한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병원이 최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경자청 등이 적극적인 유치 조건을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자청은 여러 유치 조건을 두고 다양한 의료기관에 접촉했지만 성과가 더디다는 입장이다.
경자청 관계자는 “명지 2단계 사업이 완성되면 자연스럽게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더 빠르게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다”며 “종합병원이 아니라도 전문 병원, 의료 연구기관 유치도 고려해 다방면으로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