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25일 국회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아동 출생 정보를 직접 등록하는 출생통보제와 위기 임산부가 병원에서 익명으로 출산한 아동을 지방자치단체가 보호하는 보호출산제 법안이 이르면 이달 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각 내용을 담은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과 보호출산제 특별법안은 각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보건복지위에 계류 중이다.

(자료사진)울산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 국제신문DB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은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를 열고 이르면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보호출산제 특별법안은 27일 보건복지위 소위를 열어 다룰 예정이다.

해당 법안들은 이전 국회에서도 여러 번 발의됐으나 찬반 논쟁에 밀려 사실상 방치됐다. 최근 수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곧바로 살해하고 아파트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한 사건이 발생하자 뒤늦게나마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출생통보제와 관련해 의료계와 협의가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며 “협의를 마치는 대로 법사위를 거쳐 이르면 이달, 늦어도 7월에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익명 출산’을 보장하는 보호출산제는 출생통보제를 보완할 수 있어 병행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임신과 출산 노출을 꺼리는 산모가 출생통보제 탓에 음지로 내몰리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2월 보호출산제를 대표 발의한 김미애(국민의힘·해운대구을) 의원은 “오랫동안 법안 통과를 위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호소해 왔는데 답보 상태였고, 그 사이 수많은 영아 유기와 살해 사건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건강하게 양육되도록 입양 시스템과 가정 위탁 문제 등 다양한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