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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주민 '복지' 위해 만든 곳들인데... 안전관리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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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지난 10일 그네의자가 넘어지면서 초등학생이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 원인으로 그네의자의 부실 시공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람들을 또 한 번 분노하게 했던 것은 이 기구가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놀이터는 ‘어린이놀이시설법’에 따라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사고가 난 그네의자는 놀이터 바로 옆에 있어 주로 아이들이 탔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그네의자, 알고 보니 놀이 시설이 아닌 아파트 내 주민운동시설로 분류돼 그동안 안전 점검을 받을 의무가 없었고, 관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하다. 사진=모션앨리먼츠
현행법상 아파트 내 주민운동시설은 공동주택의 복리시설에 해당, 공동주택 관리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따라서, 이 그네의자는 놀이기구로서 ‘어린이놀이시설법’의 적용을 받지도, 운동기구로서 ‘체육시설법’의 적용지도 않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에는 공동주택 시설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조항이 있습니다. 다만 ‘공동주택 자체에서 관리주체를 정하고 안전 관리 계획을 수립’하라는 내용이어서 실제로 관리가 잘 이루어지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런 아파트 내 복리시설 관리 미흡으로 인한 안전사고는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월에는 부산의 한 아파트 수영장에서 6살 아이가 착용한 킥판(물에 뜨게 해주는 보조기구) 끈이 철제 사다리에 끼여 익사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체육시설법 시행규칙 제8조와 제23조에 따르면 수영장업에는 감시탑을 설치하고 강사를 제외한 수상안전요원을 1명 이상 배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아파트 내 ‘주민운동시설’이라는 이유로 체육시설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감시탑이나 안전 관리 요원이 없었고,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수영장 철제 사다리. 사진=모션앨리먼츠
이렇듯 몇 가지 예만 봐도 공동주택이 관할하는 운동시설의 안전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공동주택 자체적으로 안전 규칙을 강화하거나, 공동주택 내 복리시설이라 할지라도 안전상의 우려가 되면 지자체 차원의 조례나 규칙을 통한 안전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공동 주택 내 시설이 아닌, 흔히 우리가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볼 수 있는 야외 운동 시설에 대해서는 안심할 수 있을까요?

부산진구 한 공원에 있는 야외 운동기구들. 부산진구는 야외운동기구에 관한 자치법규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사진=김동균인턴
현재 우리나라에 설치된 야외 운동기구는 2018년 기준 약 13만700여 개. 정부는 매년 수천 대가 추가 설치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야외 운동기구 안전사고도 매년 50건 이상 꾸준히 발생 중인데요. 365일 햇빛과 비바람 등 외부 환경에 노출되어 시간이 갈수록 노후화하는 이 야외 운동기구, 사실 이것도 안전 관리 체계가 미흡한 상황입니다.

야외 운동기구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크게 ‘제조’, ‘설치’, ‘운영’ 세 부분에서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생산 및 제조]

야외 운동기구는 약 2년 전까지만 해도 제조에 관한 안전기준 기준이 없었는데요. 2021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야외 운동기구도 안전 확인대상 생활용품으로 신규 지정했습니다. 따라서 2021년 이후에 만들어진 야외 운동기구는 표면처리, 신체 끼임 방지 등 시험검사기관에서 심의를 거쳐 생산되었기 때문에 적어도 제조에 있어서는 안전이 고려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설치]

설치에 관한 안전 기준은 없는 상태입니다. 체육시설법 시행규칙 제3조 ‘생활체육시설의 설치 기준’에는 지역 주민의 선호도와 입지여건을 고려해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설치 장소나 요건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뭐라노 기자가 부산의 야외 운동기구를 찾아본 결과, 기구가 도로변에 생뚱 맞게 설치되어 있는 경우, 충격 흡수가 불가능한 보도블록에 있는 경우, 기구 간 간격이 조밀하게 설치된 경우 등 이렇다 할 설치 안전 기준이 없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야외 운동기구가 생뚱맞은 도로변에 있다. 사진=김동균인턴
[운영 및 점검]

안전사고 근절을 위해서는 점검의 주기, 방법, 절차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합니다. 체육시설법 시행령 제2조의5(체육시설 안전점검 업무 등의 위임·위탁)에 따르면 생활체육시설에 대한 업무를 지자체에 위임·위탁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즉 지자체에서 스스로 관리 기준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이 야외 운동기구 안전관리의 핵심인 상황인데요. 현실은 전국 지자체 243개 중 67개 지자체가 아직 야외 운동시설 관리를 위한 세부지침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 야외 운동기구. 기구 아래에는 풀이 높게 자라있을 뿐만 아니라 쓰레기까지 놓여있다. 사진=김동균인턴
부산시에서는 16개 중 연제구 등 4개 구에만 야외 운동기구에 대한 자치법규가 제정되어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관리 기준이 수립되지 않아 각 공원별로 담당자가 수시로 순찰하여 점검하는 것이 현재 안전 관리의 전부인 셈입니다.

주민 복지 명목하에 전국적으로 야외 운동시설을 많이 설치한 만큼 사후관리도 잘 되어야 비로소 진짜 ‘복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야외 운동시설의 세부 점검 기준과 주기, 방법 등에 관한 체계적인 안전 관리 지침이 모든 지자체에서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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