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자수첩] 합천 ‘먹튀’ 호텔사업, 결정권자 면피 안 된다

군, 거액 대출 혈세로 상환할 판

  • 김용구 기자 raw720@kookje.co.kr
  •  |   입력 : 2023-06-22 19:38:41
  •  |   본지 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유사한 로봇랜드 실무자만 징계
- 철저한 수사…관련자 엄벌해야

최근 인구 4만여 명인 경남 합천이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기초지자체가 수백억 원 규모의 금융사기를 당했기 때문이다. 용주면 영상테마파크에 200실 규모의 호텔을 짓겠다는 시행사 실사주 A 씨가 250억 원을 빼돌린 뒤 잠적했고, 합천군은 지난 20일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군은 앞으로 200억 원대로 추정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과 하루 600만 원에 달하는 이자를 혈세로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20년 군이 소유한 방 8개 규모 한옥 시설 임대 공모에 호텔을 새로 짓는 조항을 넣은 게 화근이었다. 여기에 더해 군은 당시 한옥 시설 운영권을 쥔 A 씨 제안을 받아들여 호텔 객실 숫자도 200개로 늘렸다. 100억 원이 채 안 됐던 사업비는 590억 원까지 치솟았다. 2021년 12월 군의회 동의를 얻은 실시협약을 토대로 합천군은 550억 원 규모의 PF 대출 자금조달계획을 승인했다.

A 씨의 범행은 지난 3월 20일 시행사가 150억 원 상당의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군은 추가 대출 타당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설계비 등이 과다 책정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미 250억 원이 시행사와 관련 업체에 지출된 뒤였다. 공정률은 고작 6%에 머물렀다.

이번 사건은 경남도와 창원시, 경남로봇랜드재단이 민간사업자에게 1126억 원을 물어내야 하는 마산로봇랜드 사태와 중첩된다. 민간사업자는 2020년 2월 로봇랜드재단이 펜션 용지 1개 필지를 제공하지 않아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했다며 실시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소송을 걸어 승소했다. 결과적으로 민간사업자는 1단계 사업만 마무리하고 거액을 챙겼다.

모두 실시협약이 민간사업자가 일명 ‘먹튀’ 하기 쉽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영상테마파크 협약에는 사업 해지 때 군이 대출 원리금을 떠안는 독소 조항이 담겼다. 마산로봇랜드 협약에도 해지 귀책 사유를 떠나 민간사업자에게 1000억 원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자체의 관리 감독이 부실했고, 의회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각 집행부가 민간사업자에 유리한 조항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도 같다.

마산로봇랜드 사태는 막대한 재정 부담 우려에도 지자체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자초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경남도는 감사를 거쳐 공무원과 재단 직원 등 34명을 무더기로 징계 조치했다. 그러나 당시 정책결정권자였던 전임 도지사·시장은 책임에서 벗어났다.

이번 영상테마파크 사태에서는 같은 행태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전임 정책결정권자라도 필요하다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와 함께 경찰 수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백하게 가려내고 그 결과를 토대로 엄중하게 관련자를 처벌해 다시는 혈세가 사적 이익을 채우는 데 악용되지 않도록 본보기 삼아야 한다.

김용구 메가시티사회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3. 3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4. 4[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5. 5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6. 6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7. 7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8. 8‘부캉이’ 시내버스에도 등장…북항 친수공원 경유 5-1번에 이미지로
  9. 9“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10. 10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3. 3“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李대통령 ‘강훈식 후임’ 신임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 임명
  10. 10한동훈, 법무부 장관 재직시 딸 '허위스펙' 수사무마 의혹으로 고발당해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3. 3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6. 6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8. 8IMF "올해 韓 1인당 GDP 4만3512달러"…부채전망은 대폭 하향
  9. 9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3. 3‘부캉이’ 시내버스에도 등장…북항 친수공원 경유 5-1번에 이미지로
  4. 4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5. 5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6. 6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8. 8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9. 9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10. 10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배우 강석우
주 13.7시간 노동의 덫
“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