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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칼럼] 여름의 시작과 함께 찾아오는 장마

  • 유희동 기상청장
  •  |   입력 : 2023-06-10 12: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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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지나고 어느덧 여름에 접어드는 시기인 6월이 왔다. 많은 사람이 ‘여름’ 하면 쨍하게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 초록빛으로 물든 나무와 여기저기서 들리는 매미 소리, 더위를 피해 바다나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는 사람들을 떠올릴 것이다. 이러한 여름의 대표적인 장면들에 앞서, 매년 여름이면 빠짐없이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바로 ‘장마’다.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이 있다. 하지 이후에는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으로, 낮이 가장 길어지는 시기인 하지(양력 6월 21일~22일) 즈음에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어 생긴 속담이다. 오늘은 이 장마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부산 동래구 동래역 일대 장맛비가 내려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국제신문DB
장마란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 지속되는 비를 의미하고, 기상학적으로는 정체전선의 형태로 내리는 비를 말한다. 전선(front)이란 성질이 서로 다른 두 공기 덩어리 사이에 형성되는 경계면과 지표면이 만나는 선을 뜻하며, 전선 중 두 공기 덩어리의 힘이 비슷해 경계면이 빠르게 이동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을 정체전선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정체전선의 접근과 더불어 전선을 동반한 이동성 저기압에 의해서 내리는 강수도 장마의 시작에 포함하고 있다.

최근 30년(1991~2020년)간의 기후 평균인 평년값을 보면, 장마는 6월 중·하순에 제주도에서부터 시작된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강해지면서 전선대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중부 지방에서는 7월 하순에 장마가 종료된다. 전국적으로 장마 기간은 약 32일 정도이다. 전형적인 장마의 형태는 이러하지만, 기간이나 강수의 유형 등은 조금씩 다르게,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장마 기간에 내리는 비의 양은 우리나라 평년 연강수량(1331.7mm)의 30~50%이다. 이렇게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산사태, 하천 범람, 시설물 유실 및 붕괴, 침수 등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한다. 장마를 막을 수는 없지만, 미리 대비한다면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누전이나 누수가 되는 곳이 있는지 점검하여 보수작업을 하고, 물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배수구도 점검하고 청소해야 한다. 그리고 침수될 우려가 있는 하천 주변이나 저지대, 지반이 약한 곳 등에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하며, 빗길에 운전할 때는 차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에서는 많은 양의 비가 올 것이 예상될 때 기준에 따라 호우 특보를 발령한다. 그리고 국민이 빠르고 편리하게 특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특보 발효 현황과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상정보 알림을 통해 장마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피해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장마 기간의 습한 공기와 어두운 하늘은 기분까지 축 늘어지게 만들곤 한다. 하지만 장마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장마 기간의 강수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수자원으로서 수력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생활용수, 농업용수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많은 양의 비는 공기 중의 먼지, 중금속 물질 등을 씻어내리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고 대기가 정화되는 효과가 있다. 그 외에도 농작물과 지하수층에 충분한 물을 공급하여 가뭄을 해소하는 등 장마는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여름이면 불청객처럼 등장하는 장마이지만, 미리 대비하고 피해를 예방하면 수자원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올여름에도 기상청은 좀 더 빠르고 정확한 날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모든 국민이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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