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 52만 명 감정노동 시달리는데…권익보호 외면하는 부산시

작년 5개년 기본계획 세웠지만 사업 첫해인 올 예산 85% 삭감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3-06-05 20:35:29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기관 중복” 권익센터 설립 중단

부산시가 콜센터 상담사 등 감정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2019년 지원 조례를 만들고 지난해 5개년 기본 계획을 세웠지만, 첫발을 떼기도 전에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정노동자 권익보호센터 설립은 전면 중단됐고 수십억 원을 들여 민간사업장의 노동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기본 계획 추진도 불투명해져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부산시가 2007년부터 청년 일자리 사업으로 콘택트센터(콜센터) 유치에 사활을 걸면서 비수도권 1위 콜센터 도시가 됐지만, 감정노동자의 권익보호 방안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부산지역 한 콜센터 모습. 국제신문DB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감정노동자 권익보호 예산으로 6억1300만 원을 계획했는데, 실제 예산은 담당 부서를 거치면서 85%가 깎인 9000만 원만 책정됐다. 앞서 시는 지난해 8월 권익보호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들의 권익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본사업 첫해부터 예산을 뭉텅이로 삭감하며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내년 개소 계획이던 권익센터 사업이 중단됐고 2026년까지 36억9000만 원을 투입하는 5개년 기본 계획 추진도 사실상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시가 기본 계획안을 마련한 이유는 부산지역 노동자(164만 명)의 32%(52만6000명)로 추산되는 감정노동자의 권익 침해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가 발표한 감정노동자 실태조사를 보면, 80.2%가 주 1회 이상 고객으로부터 모욕적인 비난 욕설 성희롱 등 권익 침해를 받았다고 답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콜센터 상담사를 대상으로 한 2021년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6%가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고, 1년 이내 자살을 생각한 비중이 국민 전체 평균의 2배인 30% 이상이었다.

감정노동자 조례도 무용지물이었다. 콜센터 유치사업은 여성고용 창출 신사업으로 시가 2007년부터 공을 들이면서 2019년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조례에 따르면 ‘감정노동자는 노동권익보호관에 상담을 신청하거나 노동조사관에게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했지만, 지난 4년 동안 권익보호관은 한 번도 임명되지 않았다. 조사 요청도 민간을 제외한 공공부문 노동자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시는 부산노동권익센터가 상담 등 지원 업무를 맡아 운영 중이라 중복 지원의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5개년 계획안에 센터 설립 계획이 있었지만 노동권익센터의 업무와 겹친다고 판단해 추진하지 않았다. 센터에 대응팀을 신설해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응팀은 팀장 1명인 1인 부서로 50만 명이 넘는 감정노동자를 지원하기엔 역부족이다. 센터 관계자는 “감정노동자 지원 업무는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 산업 안전 업무까지 늘어 과부하 상태다. 시가 나서 적극적으로 콜센터 산업을 유치했던 만큼 이들의 권익 보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2. 2[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5. 5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6. 6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7. 7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8. 8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9. 9[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10. 10“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1. 1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2. 2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3. 3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4. 4[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5. 5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6. 6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7. 7[2026 국감 브리핑] 박홍배 “국회부산도서관 지역서점 구매 0.3%”…제도 개선 필요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외교부, 'DMZ 北지뢰 폭발'관련, 유엔안보리 의장에 서한 발송키로
  10. 10‘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 1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9. 9‘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10. 10의료AI 신기술 총망라 ‘키메스 부산’ 23일 개막
  1. 1[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2. 2“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5. 5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6. 6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7. 7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8. 8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9. 9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0. 10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1. 1‘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2. 2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8. 8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9. 9"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10. 10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57년 평생 심한 말더듬에 고통…소통 연결고리 이어주길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