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30대 남성이 길가던 여성을 폭행한 일명 ‘서면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에서 성범죄와 관련된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35년을 구형했다.

부산고법 형사2-1부(최환 부장판사)는 17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A 씨는 지난해 5월 22일 귀가하던 여성 B 씨를 쫓아간 뒤 서면 한 오피스텔에 공동현관에서 B 씨의 머리를 발로 돌려 차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일명 ‘서면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법률 대리인이 그린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청바지 모습. 중앙에 지퍼가 있고 오른쪽에 단추 2개를 잠그도록 돼 있다. 김민정 기자

B 씨 측은 사건 당시 입고 있던 청바지가 하이웨스트형이었음에도 골반까지 내려가 신체 일부가 보였다는 점 등을 들어 A 씨가 CCTV 사각지대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성범죄인지를 밝히기로 했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에서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청바지가 저절로 풀리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날 검찰은 청바지 안쪽 3곳에서 A 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검증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살인미수는 예비적 공소사실(주위적 공소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추가하는 공소사실)로 하고, 강간살인미수 혐의는 주의적 공소사실(공소장에 기재해 공소를 제기한 주된 범죄 사실)로 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A 씨 측은 방어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변경 신청 불허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간 성범죄 여부에 관해 주요 쟁점으로 다뤄져 방어권이 침해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증거를 종합하면 A 씨가 피해자의 바지와 속옷을 벗긴 뒤 서둘러 수습하고 현장을 이탈했다. 범행 목적이 성폭행임을 알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해 35년을 구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