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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공기업은 서울行 징검다리? 교통공사 사장 또 조기 사표

임기 1년 6개월 남은 한문희 사장, 코레일 사장 지원 이유로 사표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23-05-25 20:16:28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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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와 협의…최소한 도리했다”
- 이종국 전 사장도 사의 뒤 SR行
- “사장도 떠나는데 청년들 남겠나”

부산교통공사(교통공사) 한문희(사진)사장이 전임 사장에 이어 중앙정부 산하 공기업 사장에 응모하고자 임기를 절반 이상 남겨둔 채 사의를 표명해 논란이 인다. 부산시 산하 공기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교통공사가 결국 중앙정부 기관으로 진출하기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공모에 참여한 한 전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25일 밝혔다. 한 전 사장은 2021년 11월 교통공사 사장(임기 3년)에 임명돼, 약 1년 6개월의 임기를 남겨둔 상태다.

한 전 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코레일 사장 지원과 관련해 시와 협의가 있었다”며 “임기가 많이 남아 있기에 시에 양해를 구하는 것이 마땅하며,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코레일 사장 공모는 지난 17일~25일 진행됐다. 한 전 사장은 경기도 여주 출신으로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코레일에서 오래 근무하며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지냈다.

임기를 채우지 않은 채 중앙정부 산하 공기업으로 떠난 경우는 또 있다. 한 전 사장 직전 사장직을 맡았던 이종국 전 사장 역시 2021년 코레일 자회사인 SR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 사장의 사의 표명 당시 잔여 임기는 6개월가량이었다.

중앙공기업 사장 공모에 참여하기 위해 사임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교통공사가 중앙정부 공기업으로 향하기 위한 발판이냐’는 내부의 반발이 나온다. 더욱이 지난 14일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 인근에서 일어난 노후 전동차 탈선사고의 조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사장직을 내려놓는 게 합당하냐는 비판도 있다.

부산지하철노조 남원철 수석부위원장은 “시민을 불안하게 만든 사고의 조사도 채 끝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떠난다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며 “아무리 이전직장으로 금의환향 하고 싶었더라도, 시기상 ‘먹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교통공사가 전국의 청년 인재가 몰리는 직장이라는 점에서도 잇따른 대표직 사임은 악영향이 크다. 사장도 떠나는 직장에 지역 인재를 잡아둘 수 있는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직원 이모 씨는 “교통공사 같은 회사는 지역 인재를 흡수해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두리 어장’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사장도 계속 수도권만 바라보고 떠나는데, 청년층을 어떻게 지역에 남게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진행된 시 산하 12개 공공기관 직원 통합 필기시험에서 교통공사는 56.9대 1(98명 모집, 5578명 지원)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은 33.7대 1이다.

차기 사장 임명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교통공사 이사회와 임원추천위원회, 사장 공모와 추천, 여기에 시의회의 인사검증 등을 통과한 뒤에야 시장의 최종 임명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내부에) 큰 혼란은 없다. 다음 사장 임명까지 최소 3개월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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