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속 추진’ 행정 비판 목소리
- “재발 없게 업무협약 검토할 것”
부산시가 ‘소더비 부산’ 건립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2년 만에 취소하면서 사실상 사업이 백지화됐다. 박형준 시장 취임 이후 세계적인 미술 콘텐츠를 부산에 유치했다며 떠들썩하게 알렸던 사업이 결국 무산되면서 시가 실행 가능성보다 장밋빛 미래만 띄우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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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 국제신문DB |
시는 2021년 8월 ㈜코리아소더비국제부동산(현 코리아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소더비부산㈜(현 동부산컨셉트테마파크㈜)와 체결한 업무협약을 취소한다고 22일 밝혔다.
협약 내용은 코리아소더비국제부동산과 소더비부산이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에 ‘코리아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 부산’을 건립하고, 시는 행정 지원을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시는 세계적인 경매 브랜드 ‘소더비’를 콘텐츠로 내세운 테마파크를 건립한다며 관련 내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업자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트렌디스토어 부지(분양면적 2만4193㎡)를 매입해 지하 4층~지상 9층 연면적 7만2000㎡ 규모의 ‘소더비 부산’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고 경매업체 소더비의 이름을 내걸고 유명 미술 작품을 전시·판매하면서 첨단 기술(AR VR 메타버스 미디어파사드 등)과 자동차·문화예술 콘텐츠를 갖춘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협약 이후 코리아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가 경기 침체와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을 철회했고, 동부산컨셉트테마파크가 코리아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의 투자 약속 미이행을 이유로 결별해 협약 이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시는 협약 당사자에게 사업 추진에 대한 의견을 확인한 뒤 지난 19일 업무협약 취소를 통지했다.
다만 트렌디스토어 부지 매입자인 동부산컨셉트테마파크는 사업계획을 변경해 전시·판매시설과 업무시설을 갖춘 ‘오시리아 오토비즈월드’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2년 새 경기 침체 여파로 미술 시장이 가라앉는 등 여러 상황으로 사업자가 사업을 철회하면서 어쩔 수 없이 업무협약을 취소하게 됐으며, 이에 따른 재정 부담이나 손실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더비 부산 건립 계획이 알려졌을 당시 ‘소더비’ 명칭 사용을 놓고 소더비그룹이 “소더비국제부동산은 다른 법인이며 시와 협약을 체결한 바 없다”고 지적해 논란이 벌어지는 등 시작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이후 2년간 별다른 진척이 없다가 결국 업무협약을 취소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면서 행정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박 시장 취임 후 세계적인 문화·관광 콘텐츠 유치를 표방하며 업무협약을 맺는 사례가 늘었지만 사업 추진이 더딘 사례가 많아 ‘우선 추진하고 보자’ 식의 행정이 이 같은 상황을 불러일으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 취소를 공식화한 것은 대외적으로 시정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이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투자유치 업무협약 체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