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와 국방부, 미군 등이 창원 도심 한복판 사격장 확장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이전 등 대책을 논의하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서 해당 시설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거세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시 팔용동 미군사격장 즉각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팔용동 미군 사격장을 즉각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김두관 도당 위원장과 김지수 의창지역위원장·허성무 성산지역위원장·송순호 마산회원지역위원장·이옥선 마산합포지역위원장 등 지역 위원장 4명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3일 창원 시내 팔용산 중턱에서 사격장 건설을 위한 벌목 작업이 진행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다음 날 창원시는 국방부와 미8군이 공사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장마철 벌목지가 붕괴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3개 기관이 협의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사격장 폐쇄나 이전 요구에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시민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

경남도당은 “국방부 등이 사격장 이전 협의를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격장을 운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며 “언제 이전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슬그머니 공사가 재개되고 시설도 유지하지 않을까 시민은 우려한다”며 “그 사이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격장이 조성된 1972년 이후 창원 들판에는 대규모 공단과 신도시가 들어서 인구 100만 명이 넘는 특례시가 됐다”며 “50년간 이런 변화에도 정부는 대책 없이 사격장을 방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남도당은 “무엇보다 미8군 측은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격장 확장공사를 하면서 창원시와 어떤 사전 협의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이는 명백한 소파(SOFA·주한미군지위협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공사 전 미8군이 창원시와 협의하도록 국방부가 자기 역할만 다했어도 시민이 이토록 불안에 떠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들은 “즉각적인 폐쇄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주민을 포함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