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어리 떼 출몰 전망에 폐사체 처리 방안을 고심하던 창원시가 해법을 내놨다. 해상 어업활동으로 포획·판매해 폐사량을 줄이는 한편 음식물자원화시설에서 폐사체를 재활용해 올해 정비로 일부 가동 중단하는 자원회수시설(소각장) 부담을 줄인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안가에서 주민 등이 파도에 떠밀려 온 정어리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창원시는 올해 정어리 떼 집단폐사에 대비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정어리 사체는 지난해 9월 30일 창원 마산합포구 구산면 해양드라마세트장 인근 해변에서 처음 발견된 뒤 10월 23일까지 한 달간 마산·진동만 해역 일대에서 총 226t이 수거됐다.

당시 창원시는 정어리 사체를 처리하는 데 곤욕을 치렀다. 사체를 유기질 비료로 재활용하기 위해 업체에 보냈지만 자갈 등 이물질이 섞여 있다는 이유로 업체 측이 난색을 보여 20t만 처리됐다. 민간 소각장 활용도 고려됐지만 비용 문제로 20t만 소각됐다. 공공 자원회수시설 처리 비용은 1t당 10만 원대지만 민간 소각장은 27만 원에 달한다. 결국 창원시는 성산·마산자원회수시설에서 폐사체 대부분인 186t가량을 소각해야 했다.

그런데 올해 9월 초부터 14개월간 성산자원회수시설의 소각로 2호기 가동이 중단돼 이마저도 여의치 않는다. 하루 200t을 처리하는 2호기는 노후화로 가동률이 65%까지 떨어져 시설 교체 사업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성산 2호기는 창원 성산·마산·진해 시설 3곳의 소각량(650t)의 30%를 차지한다.

고심에 빠진 창원시는 이물질이 섞인 해안 수거분과 그렇지 않은 해상 수거분을 분리해 처리하는 방안을 구상한다. 해상 수거분은 창원시가 운영하는 음식물처리시설에 보내 퇴비 등으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창원시는 하루 10~15t 정도 해당 시설의 처리 용량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본다. 이에 지난해처럼 하루 최대 25t이 발생해도 10t 정도만 소각하면 돼 부담이 덜하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집단 폐사 원인이 독극물 등이 아닌 자연 현상인 산소 부족(빈산소수괴)로 밝혀져 사체를 재활용해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며 “민간 소각업체, 유기질 비료 재활용 업체 4곳과 사전 협의해 비상시 활용하는 대책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무엇보다 해양수산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1년간 시행하는 ‘멸치 기선권현망 어업규제 완화 시범사업’으로 폐사량 자체가 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사업은 동력어선 2척이 끌그물을 사용해 멸치를 잡는 조업 과정에서 정어리 등 다른 어종 혼획을 허용한다. 창원시는 정어리가 살아 있을 때 포획한 뒤 건조화를 거쳐 제품으로 판매하면 어업인 소득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홍남표 시장은 “지난해 정어리 집단폐사로 시민과 관광객이 악취로 큰 불편을 겪었다”며 “올해는 신속한 대응으로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