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코로나 백신 피해자 "산재 인정해라" 첫 행정소송 제기…'줄소송' 예고

백신 피해 리포트 시즌2 <19>

되풀이 되는 ‘병명’ 요구…업무 연관성 인정도 무소용

백신 위험성, 산재법 취지 설득 집중…유사 소송 파장 예고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피해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을 요청했다가 승인받지 못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 미승인 주요 사유는 ‘병명이 불확실하다’는 것인데, 병명 특정이 어려운 백신 피해자의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행정편의적 기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향후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되풀이 되는 ‘병명’ 요구…업무 연관성 인정도 무소용

“병원에 근무하는 작업치료사였던 아들에게 백신 접종은 거절하기 어려운 선택 사항이었습니다. 접종 뒤 하루도 안 돼 건강했던 청년이 전신마비가 됐는데, 질병청처럼 근로복지공단도 ‘증명 책임’을 개인에게 돌렸습니다.”

지난 19일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한 김두경(56) 씨의 하소연이다. 김 씨는 코로나19 백신 피해자의 아버지다.

김 씨 아들 지용(28) 씨는 2021년 재활의학 병원 작업치료사로 근무 중 직장의 요구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고 이상 반응이 생겨서 지금까지 신체 마비와 통증, 호흡 곤란 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발병 초기인 2021년 치료를 담당한 병원들이 명확한 진단을 하지 못했다. 결국 김 씨는 같은 해 아들의 병명 특정 없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급여 청구를 했으나 이듬해 공단으로부터 불승인 처분과 함께 심사 청구 기각 결정을 통보받았다. 당시 공단 측은 “직장 내 백신 접종 강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접종과 이상 증상 간에 시간적 개연성이 인정된다”면서도 “접종과 질병 간에 인과성을 인정할 수 없어서 산재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증상이 특정되지 않은 접종 이상 반응은 산재 요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지용 씨는 병원으로부터 길랭-바레 증후군 등의 신경계 질환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공단의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는 재결을 구하는 청구를 했는데, 당시에도 병증을 특정하지 않았다. 새롭게 병명을 특정해 산재 심사를 받으려면 재심이 아니라 공단에 새로운 심사를 청구해야 하는데, 아들이 계속 새롭게 발견되는 부작용을 복합적으로 겪는 상황에서 특정 질환에 대한 구제만 받는 게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그 사이 지용 씨는 1년 넘게 요양 치료를 받았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아버지 두경 씨도 생업인 건축일을 그만둔 채 아들의 치료에만 전념했다.

백신 피해자 아버지인 김두경(왼쪽 3번째) 씨가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회원들과 국회 앞에서 백신 피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코백회 제공
김 씨 부자는 지난 3월 담당 노무사와 재심사위원회 심리 회의에 출석해 “백신 부작용이 명백한 데도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실질적 보상은 외면해 생계가 곤란하다”면서 “안정적으로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백신 후유증의 특수성을 고려한 산재 심사 행정을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당시 김 씨 측은 “질병관리청과 의료계도 수많은 백신 부작용의 구체적 병명을 특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백신 피해자에게 산재 인정을 받으려면 명확한 병명을 제시하라고 산재 증명 책임을 지우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재심사위원회는 지난 4월 재심사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송달된 재결서를 통해 “청구인 사업장에서 내부 공지를 통해 (접종이) 권고됐다. 하루 평균 14명 정도의 환자 재활을 도와야 하는 작업 환경의 특성상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백신 접종이 필요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백신 접종의 불완전성을 고려하고, 접종 이후 발병한 상병(질병)의 시간적 인과관계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원회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원회 재결 대상인 청구인의 상병인 ‘신경계통 및 근골격계통의 기타 및 상세 불명의 증상 및 징후’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기에는 상병명과 상병 상태가 불명확하다. 신청 상병 진단 이후 추가로 진단받은 상병들에 관한 판단은 위원회 재결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공단의 불승인 처분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최초 “병증 병명이 확정되지 않아서 산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공단 판단과 같은 취지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부자의 산재 신청을 도운 이민영 노무사는 “질병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재 신청이 들어간 사례가 과거에는 없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어진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행정관청 입장에서는 병명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재 승인이 나면 보상의 구체적 범위를 정하기 어렵다고 본다”면서 “이후 병원 치료나 후속 장애들을 모두 고려하면 보상금이 엄청날 것을 우려해 부작용 증상은 있으나 병명 특정이 안 된 신청은 미승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위험성, 산재법 취지 설득 집중…유사 소송 파장 예고

이제 김 씨네는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백신의 위험성’과 ‘산재법 취지’를 앞세워 행정소송에 임할 계획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 시행령에 따라 재결에 이의가 있을 때 산재 청구인은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최초 처분 기관인 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소송 대리를 맡은 안나현 변호사는 “공단의 결정이 코로나 백신의 특수적 상황은 물론, 근로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산재법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백신이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충분한 임상실험 승인을 거치지 않고 사용된 위험성을 감안해 김 씨의 접종 이후 부작용 가능성을 판단하자는 것이다. 백신 자체가 불완전한 데다 그 부작용이 확정되지 않아 지속해 확인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안 변호사는 “기왕증이 없는 20대 청년이 갑자기 백신을 맞고 질병이 생겼다. 접종과 이후 질병의 인과성을 판단하는 질병관리청 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김 씨가 접종 이후 부작용이 생기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질병의 원인이 될 만한 게 백신밖에 없지 않냐”며 “그런데도 공단은 산재 보상 제도를 보수적으로 해석해 청구인에게 구체적 병명을 요구하는 등 산재 증명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백신 피해 입증 책임이 질병청에 있다고 본 최근 대법원 판례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게 안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 같은 주장은 앞서 고용노동부 재심사 때도 소수 의견으로 제시됐으나 다수결 원칙에 의해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부 심사위원들은 “신청 상병이 비록 명확하지 않고, 상병과 접종 간 인과관계가 자연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으나, 청구인이 제출한 각종 자료, 진술 등에서 신청 상병을 포함한 여러 복합적 증상이 접종 뒤 발현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신청인이 평소 기저질환이 없는 20대 남성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적 경험칙과 사회 통념상 신청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인 김지용 씨가 부작용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 제공
앞서 백신 피해자 중 일부가 병명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산재 인정을 받지 않은 만큼 향후 김 씨와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공단의 코로나19 백신 후유증 산재 심사 결과를 보면 전체 30건의 신청 건 중 불승인된 20건에서 8건의 판정 사유가 ‘신청 상병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달 18일 기준으로 공단이 공개한 산재 심사 결과를 보면 전체 48건의 신청 건 중 30건이 불승인 처리됐다. 세부적인 판정 사유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노무사와 변호사들은 “신청 건수가 는 만큼, 질병 확정이 안 돼 불승인된 건수도 더 늘었을 것”이라면서 “김 씨네가 비교적 초기에 산재 신청을 제기했다. 뒤이은 산재 신청 관련 소송이 줄 이을 수 있다”고 봤다. 업무상 접종·백신과 이상반응 간 시간적 개연성이 인정되고 기저질환이 없지만,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한 이들 중 지용 씨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의 관심이 소송 내용에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택 여지 없는’ 접종자, “선 인정 후 보상 판단” 요구…정부 뒷짐만

백신 피해자와 전문가들은 애초 산재 심사 기관이 현실을 도외시한 행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병명 특정이 어려운 코로나19 백신 질환의 특수성을 감안해 백신을 필수적으로 맞아야 하는 직종 종사자의 경우 병명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백신 접종과 업무의 연관성이 인정되면 산재를 우선 승인하고, 보상 범위는 추후 판단하는 별도의 행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백신 피해자는 “업무상 백신 접종이 인정된 이상 반응자가 의증(의심 증상)으로 진단받으면 산재 신청을 해도 승인 받기가 어렵다. 병명 특정이 어려운 코로나19 백신 질환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보상 산정 때 행정 부담을 높이지 않으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노무법인 관계자는 “행정의 융통성이 필요한데, 공단에서는 권한이 없다고 하고, 고용노동부는 공단 심사의 적법성만 따질 뿐 재량 밖의 일이라고 손 놓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관련법에 따라 산재 신청 대상인 상병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려면 원칙적으로 해당 질병명과 발병 원인이 의학적으로 확인돼야 하고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면서 특정 직종에만 산재 인정을 먼저 해주는 게 현 제도하에서는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원처분의 판단이 오르냐 그르냐 만을 따질 뿐”이라면서 “지용 씨의 경우 원처분 단계에서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했다. 재심 단계에서 추가된 상병과 관련해서는 판단을 할 수 없다. 그 외 정책적 부분에 대해서도 대답할 권한이 없다”고 답변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청동초 참사 얼마 됐다고…또 민원에 밀려난 통학로 안전
  2. 2서면 돌려차기男 징역 20년 확정(종합)
  3. 3한덕수 총리 해임안, 헌정 사상 첫 가결…尹대통령 거부할 듯(종합)
  4. 4중·영도구 10만 명당 사망자, 부산 평균보다 100명 많다
  5. 5부산 하반기 공공기관 통합채용 평균경쟁률 24.64 대 1
  6. 6‘교권회복 4법’ 통과…정당한 생활지도, 아동학대로 징계 못해
  7. 7野 29명의 반란…이재명 영장심사 받는다
  8. 8대법 “공포 느끼면 강제추행 성립”…‘항거 곤란’ 기준 40년 만에 폐지
  9. 9편의점서 마트서 추석 한 상 다 차렸네
  10. 10첫판 충격의 패배 ‘보약’ 삼아 캄보디아 꺾고 12강
  1. 1한덕수 총리 해임안, 헌정 사상 첫 가결…尹대통령 거부할 듯(종합)
  2. 2‘교권회복 4법’ 통과…정당한 생활지도, 아동학대로 징계 못해
  3. 3野 29명의 반란…이재명 영장심사 받는다
  4. 4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지도부 사퇴, 비명-친명 갈등↑
  5. 5부결 촉구 메시지 오히려 역효과…지지층 압박도 이탈표 부추긴 듯
  6. 6李 사실상 불신임 “비대위 구성을”…민주 분당 수면 위로
  7. 7“李, 대규모 비리 정점…잡범 아닌 중대범죄 혐의자”
  8. 8“기시다, G20 때 尹에 부산 엑스포 지지 밝혀”
  9. 9‘북러’ 대신 ‘러북’으로…尹, 달라진 외교기조
  10. 10[속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르면 26일 구속 여부 결정될듯
  1. 1편의점서 마트서 추석 한 상 다 차렸네
  2. 2‘휴캉스’ 송편 만들기·스파 패키지 풍성
  3. 3[속보]코스피 2500선 아래로 무너져, 고금리에 투자 심리 악화
  4. 4“부울경, 차등전기요금제 발전동력으로 활용해야”
  5. 5연금 복권 720 제 177회
  6. 6롯데百 마산점에 지역 상생식당 문 열다
  7. 7긴 추석연휴 부산항 정상운영한다
  8. 8주가지수- 2023년 9월 21일
  9. 9정부 "추석 겨냥 숙박쿠폰, 27일부터 30만 장 배포"
  10. 10전기차 판매 부진에…정부, 보조금 확대 방안 내주 발표
  1. 1청동초 참사 얼마 됐다고…또 민원에 밀려난 통학로 안전
  2. 2서면 돌려차기男 징역 20년 확정(종합)
  3. 3중·영도구 10만 명당 사망자, 부산 평균보다 100명 많다
  4. 4부산 하반기 공공기관 통합채용 평균경쟁률 24.64 대 1
  5. 5대법 “공포 느끼면 강제추행 성립”…‘항거 곤란’ 기준 40년 만에 폐지
  6. 6찬공기 남하…부울경 좀 쌀쌀, 내륙 아침 최저 15도 안팎
  7. 7또 유아인, 공범 구속영장 기각…증거인멸 지시, 대마 강요 혐의 추가
  8. 8오늘의 날씨- 2023년 9월 22일
  9. 9우주는 탄생과 소멸 묻지 않건만, 사람은 어찌 시작과 끝을 묻는가
  10. 10정서조절 위한 심리상담 치료비 지원 절실
  1. 1첫판 충격의 패배 ‘보약’ 삼아 캄보디아 꺾고 12강
  2. 2‘47억 명 스포츠 축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23일 개막
  3. 3세대교체 한국 야구, WBC 참사딛고 4연속 금 도전
  4. 4수영 3관왕 노리는 황선우, 中 라이징 스타 판잔러와 대결
  5. 5근대5종 대회 첫 金 조준…남자축구 3연패 낭보 기대
  6. 6한국 양궁 역대AG서 금메달 42개
  7. 7김민재, UCL 무대서 뮌헨 승리를 지키다
  8. 8부산시-KCC이지스 프로농구단 25일 연고지 협약식
  9. 9롯데 “즉시 전력감보다 잠재력 뛰어난 신인 뽑았다”
  10. 10거침없는 부산, 1부 직행 가시권
우리은행
지금 법원에선
서면 돌려차기男 징역 20년 확정(종합)
해피-업 희망 프로젝트
정서조절 위한 심리상담 치료비 지원 절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