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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마저 고갈된 부산 석면피해 조사…하반기 중단 불가피

검사 2달 만에 75% 예산 소진, 기금 요청에 환경부는 난색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3-05-03 19:47:3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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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사업도 축소… 지원 불가”
- 市 1차 추경도 관련사업 빠져

부산 석면 피해 주민 건강영향조사 수요가 대폭 늘어 검진 시작 2달 만에 인원의 75%를 채워 하반기 사업 중단(국제신문 지난 27일 자 1·3면 보도 등)이 우려되지만, 시비는 물론 국비 확보까지 사실상 가로막힌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올해 석면피해구제기금 여유 자금이 동 나기 직전이며, 내년에도 140억 원 이상 부족할 것으로 보여 기존 사업을 축소할 판이라는 입장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가 2017년 부산의 한 동 주민센터에서 석면 노출 지역 주민건강영향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제신문DB
3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초 석면 피해 의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영향조사 예산 확보를 위해 환경부에 석면피해구제기금을 요청했다. 부산 석면 피해 인정자 규모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7년 3504명을 검진해 27명 발견했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저 인원인 972명이 검진받았음에도 177명이 피해를 인정받았다. 검진 인원 대비 피해 인정률로 따지면 0.7%(2017년)에서 18.2%(2021년)까지 치솟았다.

석면피해구제기금은 2011년 제정된 석면피해구제법에 따라 피해자 구제급여 지급과 건강영향조사, 석면안전관리 등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조성한다. 매년 약 8만 개의 기업과 약 19만 개의 건설 사업장이 석면피해구제분담금을 내고 정부도 출연금을 내 연간 200억~27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한다.

환경부는 “기금도 고갈 수준이라 시 예산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안정적인 지급을 위해 예비 자금을 150억~300억 원대로 유지해야 하지만 올해 예비자금이 100억 원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며,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145억 원이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국 석면피해 인정자가 2011년 459명에서 2022년 101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지급액이 21억7000만원에서 270억7000만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업시행 초기인 2016년 인식 부족으로 기금 과다 축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기업 분담률과 정부 출연금 규모를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분담률은 2011~2016년 근로자 총인건비의 100만분의 5였지만, 2017~2022년 100만분의 3으로 축소했다. 또 정부 출연금 규모도 2017년부터 30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대폭 깎았다. 이 때문에 2020년 환경부가 밝힌 ‘석면피해자 발생 및 기금소요 추계개선연구’에 나온 기금 고갈 시점이 2027년에서 3년 앞당겨지게 됐다.

환경부는 부랴부랴 올해 기업분담률을 100만분의 4로 소폭 조정하고 정부 출연금을 6년 만에 30억 원으로 되돌렸다. 또 내년 정부 출연금을 100억 원으로 확대 요청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출연금과 분담률 조정이 대폭 이뤄지지 않으면 최우선 사업인 석면 피해자 구제 급여 지급조차 정상적으로 이행하지 못할 수 있다. 고갈 위기에 숨은 피해자 발굴을 위한 지역 건강영향조사 국비 지원은 역부족이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비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산시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도 관련 예산이 빠져 하반기 사업 중단은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 관계자는 “노인복지관 등에서 홍보하면 전화가 빗발칠 정도로 피해자 발굴에 효과적이지만, 올해는 홍보 예산을 깎아서 검진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라 시와 시의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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