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무허가…고치면 과태료
- 법당 양성화 지자체 도움 절실
부산지역 전통사찰이 상당수가 건물 노후화로 비가 새고 벽에 금이 가는 문제를 겪지만 무허가 건물인 탓에 보수하기가 쉽지 않다. 종교계에서는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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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정 비닐 천막이 연제구 마하사 나한전 지붕을 감싸고 있는 모습. 이원준 기자 |
29일 본지 취재진이 찾은 연제구 마하사 나한전 지붕 전체는 비를 막기 위해 검정 비닐 천막으로 감싸져 있었다. 이 절은 신라 내물왕(394년)때 지어진 고찰로 범어사 선암사 등과 함께 부산의 4대 사찰로 꼽힌다. 시 유형문화재인 현왕도와 부산시지정 문화재자료 6점 등이 보존돼 있다. 나한전 만이 아니라 근처 응진전과 지장전 등도 전각 기와와 외벽이 망가져 장마철이면 빗물이 내부로 들어온다. 응진전에 보관 중인 부산시 문화재자료 20호 석조나한상은 누렇게 변색되고 보존처리물이 갈라져 떨어졌다. 탱화인 영산회상도 보관이 어려워 원본을 범어사 성보박물관으로 이관했다.
이런 현상은 5년 전부터 심각해졌지만, 건물 수선은 어렵다. 건축법상 무허가 건축물로 수선하면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 사찰 전체 건물 11개 중 9개에 달한다. 마하사 관계자는 “상당수 건축물이 1960~1970년대 지어졌다. 당시에는 법당을 지을 때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개념이 없었다”고 말했다. 마하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사찰 측에서 지난 2년 동안 연제구와 함께 무허가 건물 등록을 추진한 끝에 지난 27일 건축물 사용승인 허가를 받아 앞으로 건물 보수·보강작업을 할 수 있다. 개별 건물이 아닌 사찰 전체 건물이 허가를 받은 건 부산에서 처음이다.
전통 사찰이 건축물을 보수하려면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마하사와 비슷하게 1960, 70년 상당수 건물이 지어지면서 지자체 허가를 받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뒤늦게 허가를 받으려 해도 전통사찰 등재 절차는 담당 부서가 별도로 없고 녹지과 건축과 문화체육과 등 여러 부서에 업무가 걸쳐져 있어, 대부분 중도 포기하는 실정이다. 사찰 내 전각 2동이 무허가인 부산진구 선암사 관계자는 “미등록 건물 양성화를 위해 애썼지만 행정 절차가 복잡해 거의 포기 상태다. 지자체의 협조가 필요한데 구에 담당 부서가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
연제구 관계자는 “종교 용지와 붙어 있는 임야나 전답에 지은 건물을 양성화하려면 지목 변경부터 시작해 각종 허가 조건을 맞춰야 해 시일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