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군의 대표습지인 천연기념물 제 346호 대평늪과 경남도지정 습지인 질날늪이 중병을 앓고 있다. 육지화가 심각하고, 가시연꽃군락이 자취를 감추는 등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24일 함안군에 따르면 법수면 일대에는 천연기념물인 대평늪(3만3000㎡)과 인근에 위치한 경남도 지정 우수습지(2호)인 질날늪(17만3064㎡)이 있지만 서서히 습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 346호 함안 대평늪으로, 육지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 박동필 기자

본지 취재진이 확인결과 대평늪은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며 신음하고 있었다. 물이 습지내부에 고르게 공급되지 않은 채 육지화가 진행중이었다.

대형 송전탑 부근과 문현마을 앞쪽이 심했는데 수십년전부터 거대한 키의 버드나무군락과 찔레군락이 침범해 숲인지 습지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이 곳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가시연꽃, 물옥잠, 자라풀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는데, 수년 전부터 일반 연꽃군락이 침범하면서 가시연꽃 등을 위협하고 있다.

군은 매년 외래식물 제거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올해 고작 1900만 원을 배정해 실효성이 높지않다.

또한 수년 전 산 아래에 설치한 폭 3ｍ의 황톳길은 시멘트길처럼 포장돼 산과 습지를 단절시키고 있었다. 여름철 길이 달궈지고 농기계가 다니면 각종 뱀,개구리 등 파충류의 ‘로드킬’을 피할 수 없어보였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어로행위 금지’문구가 적힌 경고문이 무색하게 버젓이 낚시를 한 흔적도 발견된다.

광할한 질날늪도 역시 육지화로 인해 자라는 식물상이 단순해지고, 가장자리는 수십년전부터 침범하기 시작한 아름드리버드나무 군락 등으로 인해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었다.

광할한 면적의 함안 질날늪. 습지내부에 물길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희귀식물이 자취를 감추는 등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박동필 기자

A공장 앞에는 작은 물길밖에 없어 육지화가 급속도로 진행중이었다.

과거 문헌상에는 이 곳에 가시연꽃이 자생했지만 지금은 찾기 어렵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위기를 느낀 함안군도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군은 질날늪 보전을 위해 환경부로부터 40억 원을 받아 올해부터 3년 간 육지화를 저지하기 위한 물막이공사를 비롯한 생태늪 복원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대평늪도 보존을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대평늪은 문화재청 관할이어서 가시연꽃 등의 보호를 위한 시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며 “보전계획이 수립되는대로 정부에 관련 예산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대평늪은 1984년 11월 천연기념물로, 수달과 황조롱이 등 주요 동식물이 자생하는 질날늪은 2020년 5월 도지정 습지로 각각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