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 폭력(학폭) 처분을 낮추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부산에서도 ‘학폭 대응’이 법조계의 중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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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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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는 2020년 459건에서 지난해 952건으로 2배가량 늘었고, 학폭위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행정소송 접수 건수 역시 2020년 5건에서 2022년 14건으로 증가(국제신문 1일 자 8면 보도)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학폭위 심의와 행정소송 등이 늘어나는 이유는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데다, 대학 진학에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해 소송까지 불사해서다. 이에 관련 법률 시장도 커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전문분야를 학폭으로 등록한 변호사가 2019년 4명에서 현재 17명으로 늘었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학폭을 전문분야로 등록한 부산 변호사는 1명이지만 관련법인 형사법 행정법을 전문분야로 등록한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각 교육지원청의 학폭위 위원으로 위촉돼 경험이 많다는 사실과 교사 출신 등임을 강조한다. 부산 포함 전국에 분사를 둔 일부 대형 로펌은 학폭 대응 전담 TF가 있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한다.
학폭 관련 법률 시장이 활발해진 덕분에 피해를 정확히 입증하거나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린 이를 구제하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정 변호사 아들의 사례와 같은 부작용도 크다는 지적이다. 정 변호사는 2018년 아들이 자사고 재학 중 일어난 학폭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자 법률적 지식을 적극 활용, 법적으로 가능한 행정소송을 모두 동원해 징계 내용의 생기부 기재를 미뤘다는 의혹을 받는다.
부산도 가해자가 제기한 행정소송 승소율이 타시도에 비해 낮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소송 악용 사례가 여럿 존재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승소율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송을 진행해 고의적으로 처분을 지연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지난달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 발표에 따르면 2020~2022년 8월 31일 부산에서 발생한 행정소송은 24건으로, 이 중 2건만 승소해 승소율이 8.3%였다. 17개 시도 평균 17.5%보다 훨씬 낮은 것은 물론, 대전(0%)에 이어 경기(8.3%)와 같은 수치다. 부산지역 변호사 광고 중에서 학폭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낮추는 방법을 상세히 소개하는 것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1~9호까지 있는 학폭위 처분 중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4호 이상 처분을 피하기 위해 학폭위 단계부터 변호사가 동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폭위원 경험이 있는 부산의 한 변호사는 “현재 학폭위는 전문성이 다소 떨어져 사실 관계 인정 여부부터 확실히 하기 어렵다. 이에 학폭 사건과 관련한 법률 대리인이 필요한 경우가 늘고 있다”며 “소송 전 생기부 등재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사안인 만큼 학폭위의 전문성을 대폭 높여 불필요한 다툼의 여지를 막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