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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규모 6.4 강력한 여진…지진 악몽 되살아났다

최혁규 기자가 전하는 튀르키예 지진 현장

  • 최혁규 기자 narrative@kookje.co.kr
  •  |   입력 : 2023-02-21 19:40:07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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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 심한 안타키아 근처 발생
- 숙소에서 온몸으로 느낀 흔들림
- 거리 뛰쳐나가자 일대 아수라장

- 그린닥터스 하루 160명 치료
- “현지 어린이 ‘꼬레’외쳐 뭉클”

- 재난 속 시리아 난민 혐오 커져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4만700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지진이 일어난 지 2주일 만인 20일(현지시간) 최대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계속되는 지진에 강진 피해지역 주민의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2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경찰이 하타이주 안타키아 지역에서 발생한 여진으로 다친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4분 발생한 지진은 최초 피해가 가장 심한 곳 중 하나인 하타이주 안타키아로부터 서남서쪽 16㎞에서 일어났다. 연합뉴스
이날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하타이주 일대에서 오후 8시4분 6.4 규모의 지진에 이어 오후 8시7분 5.8 여진이 발생했으며, 이후 여진이 25차례 더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최초 피해가 가장 심한 하타이주 안타키아로부터 서남서쪽 16㎞에서 일어났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8명이 숨지고 680여 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된다.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은 하타이주 인근 아다나에서도 느껴졌다. 의료봉사단 그린닥터스와 함께 아다나에서 긴급의료 동행취재를 하던 취재진 숙소에서도 창문이 흔들리고 소파가 옆으로 쏠리는 등 온몸으로 지진이 느껴졌다. 거리로 뛰어나가자 한꺼번에 밖으로 나온 시민과 하타이주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앰뷸런스가 뒤섞이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속옷 바람인 주민과 지진 대비 용품을 넣은 배낭을 챙겨 나온 사람도 많았다. 주민 미나(21) 씨는 “강진 이후 체감상 느끼는 지진만 벌써 세 차례”라며 “가족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평소 집에 있을 때 호루라기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진의 충격도 뒤로한 채 의료봉사단 그린닥터스는 지난 18일에 이어 이날도 하타이주 이스켄데룬 이재민캠프 컨테이너 하우스에 임시 진료소를 차려 진료를 봤다. 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 탓에 제대로 된 진료소를 갖추기 어려웠지만, 봉사단은 하루동안 튀르키예 이재민 160명을 치료했다. 오무영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크고 작은 상처로 곪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아이들을 많이 진료했다. 특히 이스켄데룬 캠프에 옴 환자가 급증한 점을 감안해 캠프 전체로 옴이 확산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박무열 외과 의사는 지진으로 인한 붕괴 과정에서 파편에 입은 상처, 대피로 인한 발목·팔꿈치 등 인대와 관절을 다친 이재민을 돌봤다. 그는 외상을 크게 입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이재민캠프까지 직접 왕진을 다녀오기도 했다.

정근 단장은 “봉사가 끝날 즈음 현지 어린이들이 ‘꼬레’라고 외치고, 봉사단에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주민 모습이 인상 깊었다. 진심 어린 환대와 감사에 가슴 뭉클할 때가 많다”며 “튀르키예와 한국이 ‘형제의 나라’라는 사실을 이번 봉사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민촌 안에서도 민족 간 차별은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취재진이 찾은 이스켄데룬 이재민촌에는 약 2500명이 500개가량의 텐트에서 지내고 있었다. 시리아 접경도시로 이재민 중 시리아 난민 비율도 높다고 한다. 하지만 이재민촌에서 만난 시리아 난민은 튀르키예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지진 직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부족한 자원을 시리아 난민에게 나눌 여력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이곳에 들어온 마호메트(42) 씨는 “난민과 관련해 지진 전에는 안전문제가 가장 컸다면, 이젠 부족한 지원을 국민과 난민에 똑같이 주는 게 맞냐는 말이 많다”고 말했다. 한 시리아인은 “지진 후 간신히 이재민촌에 들어올 수 있었지만, 시리아 난민 아동을 따돌리는 분위기가 생겨 부모로서 힘들다”고 말했다.

장기간 이어지는 이재민촌 생활에 튀르키예인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엘리프(17) 씨는 “5명의 가족이 좁은 텐트에 지내고 있어 사적 공간이 전혀 없다. 샤워 시설이 제대로 없다는 게 제일 힘들다”며 “조만간 앙카라에 있는 친척 집으로 옮겨서 지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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