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후 간신히 이재민촌에 들어올 수 있었지만 차별은 오히려 크다. 이재민촌 내 시리아 난민 아동들을 따돌림하려는 분위기가 생겨 부모로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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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칸데룬 일대의 한 이재민촌에서 취재진이 시리아 난민과 대화하고 있다. 최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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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이후 집을 잃은 생존자들의 이재민촌 생활이 이어지는 가운데, 튀르키예 내 시리아인들은 힘든 이재민촌 생활 외에도 차별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각) 튀르키예 하타이주(州) 이스켄데룬(Iskenderun)에 위치한 한 이재민촌. 이곳은 약 2500명 규모로 운영되는 곳이다. 500개 가량의 텐트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재민촌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곳에 속한다. 이스켄데룬의 경우 시리아 접경도시로 이재민 중 시리아 난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다.
시리아 난민은 튀르키예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앞서 튀르키예는 시리아 내전 후 난민 수용정책을 펼쳐 400만 명 이상을 난민을 수용하고 있지만, 튀르키예 내부 경제적 위기 후 국수주의적 분위기로 인해 난민에 대한 차별·적대 분위기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재민촌 안에서도 민족 간 차별은 심각한 문제다. 지진 직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부족한 자원을 시리아 난민에게 나눌 여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10일 이곳에 들어온 마호메트(42) 씨는 “지진으로 빈부와 상관없이 모두 같은 피해를 입었지만 텐트와 식단 등 지원 외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않아 모두 불만이 큰 상황”이라며 “난민과 관련해 지진 전에는 안전문제가 가장 컸다면, 이젠 부족한 지원을 국민과 난민에 똑같이 주는 게 맞느냐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주택 파손 피해의 경우에도 격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이스켄데룬 일대 주택가의 주택 파손 정도를 살펴보니, 새로 지은 고층건물의 경우 내진설계가 일정 정도 갖춰져 파손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했다. 반면 시리아인 밀집 거주지역으로 꼽히는 저층의 오래된 주택의 경우 붕괴된 곳이 비교적 많았다. 시리아 난민들의 경우 튀르키예인들에 비해 소득 수준이 낮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래된 벽돌집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주택은 붕괴에 취약한 탓이다.
집을 잃은 난민들에게 이재민촌 외 다른 선택지조차 없다. 튀르키예인들의 경우 가까운 친척집을 찾아갈 수 있는 여유가 어느 정도 있는 반면, 시리아 난민들의 경우 이재민촌에 살며 거주·식량 지원이 없으면 살아갈 방안조차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의 경우 이재민촌 생활이 절박하기에 차별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장기간 이어지는 이재민촌 생활에 튀르키예인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지만 임시거처인 탓에 불편함이 크기 때문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엘리프(17) 씨는 “5명의 가족이 좁은 집에 살아 사적 공간이 없어 불편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샤워 시설이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다는 점”이라며 “조만간 앙카라에 있는 친척 집으로 옮겨 살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