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양성호 씨 동문 김유석 작가
- 추억 떠올리며 목조 액자 제작
- 양 씨 어머니에게 전달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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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석 목공예 장인이 친구인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영웅 고 양성호 의사자를 기리는 목조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영웅 고 양성호 의사자의 어머니 하계순 씨가 지역 사회에 기부(국제신문 이달 1일 자 1면 보도)로 아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 씨의 고등학교 동문 김유석 목공예 장인이 친구의 희생을 기리는 목조 작품(사진)을 만들었다. 이 공예품은 17일 부산외대에서 열리는 참사 9주기 추모식에서 하 씨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보고 싶은 친구 얼굴을 떠올리며 나무 액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16일 오후 부산 남구 용당동 광안공예연구소에서는 양 씨를 기리는 목조 공예품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액자를 만드는 김 씨는 양 씨와 고교 3년 내내 붙어 지낸 막역한 사이다. 김 씨는 오동나무에 고온의 레이저를 사용해 양 씨의 얼굴을 새겨 액자 형태로 제작했다. 김 씨는 “2014년 새벽녘 친구의 비보를 듣고 경주로 달려갔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9년이 흘렀다. 액자를 만들기 위해 친구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고 회상에 잠겼다.
둘은 고등학교 1학년 밴드부에서 처음 만났다. 양 씨가 보컬, 김 씨가 베이스 기타를 맡았다. 양 씨의 힘 있는 음성과 김 씨의 진중한 연주가 만나 화음을 이뤘던 것처럼 고등학교 3년을 어울려 지냈다. 김 씨는 “20살이 되던 밤, 양 씨와 술집 앞에서 ‘하나 둘 셋’ 카운트를 하고 문을 박차고 들어가 밤새워 놀았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말했다.
2014년 2월 17일, 그날의 기억은 너무나 선명하다. 이상하게 새벽녘 눈이 떠져 TV를 켜니, 거짓말처럼 친구의 사망 소식이 뉴스 속보로 뜨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소식에 정신 없이 달려가 현장에 도착했다. 김 씨는 “대구지역 대학에 가면서 성호와는 방학 때만 잠깐씩 보곤 했는데 갑작스럽게 떠났다”며 “성호가 후배들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참 성호답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열린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도중 체육관 지붕이 폭설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미얀마학과 학회장이던 양 씨는 간신히 체육관 밖으로 몸을 피했지만, 후배를 구하기 위해 다시 사고 현장으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 사고로 10명이 숨지고 214명이 다쳤다. 양 씨의 숭고한 희생은 구조된 학생들의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양 씨가 떠난 지 벌써 9년, 김 씨는 어엿한 목공예 장인이 됐다. 아버지 김규영 씨는 2016년 목칠공예 대한민국 명장 제613호로 인정받은 실력자다. 아들은 아버지의 전통을 계승하며 레이저 각인과 CNC 조각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자신의 길을 닦고 있다. 김 씨 역시 2017년 부산시 기능경기대회서 목공예 부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편, 부산외대는 17일 오전 11시 추모 공원에서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9주기 추모식을 연다. 학교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추모식을 간소하게 진행했지만, 올해는 유가족 학생 교직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추모사와 헌화 등의 식순으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