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개장 두 달 만에 침수를 겪은 부산 기장군 정관아쿠아드림파크(국제신문 지난달 13일 자 2면 보도)의 수영장 물은 ‘못 쓰는 물’이란 감사 결과가 나왔다. 또 무리한 실시설계 변경 탓에 건물 곳곳에 누수가 발생해 구조진단용역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 시공 부실’ 정황이 드러났다.

정관아쿠아드림파크 내부 전경. 국제신문 DB

12일 기장군에 따르면 감사원은 정관아쿠아드림파크를 대상으로 한 감사를 끝마쳤다. 지난달 16일 착수된 감사는 지난 10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됐다. 감사원은 조만간 처분·조치 요구 사항을 기장군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 감사는 기장군의회가 공사 전반의 문제점을 밝혀 달라며 지난해 9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이곳은 지난해 6월 16일 개장했다가 시설 침수 문제로 두 달 만인 같은 해 8월 28일부터 휴관 중이다.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수영장 물로 이용되는 지하수의 수질이다. 레인 27개 규모의 국내 최대 실내복합수영장인 이곳은 상수도 물 대신 지하수를 수영장 물로 쓴다. 수돗물을 쓰면 매달 1600만 원 안팎의 비용이 발생지만, 지하수는 최초 양수설비 설치 비용을 제외하면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런 이점 때문에 기장군은 4억6770만 원을 들여 하루 400㎥의 지하수를 확보할 수 있는 양수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곳은 지난해 6월 개장 때부터 ‘물이 탁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름철 날씨가 더워지면서 지하수 속 물질 농도가 증가한 영향으로 추정됐다. 관련 민원이 빗발치면서 기장군은 그 해 7월부터 수돗물을 썼다. 처음 지하수 개발 당시 생활용수 기준의 수질 검사에선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재차 원수와 정수를 대상으로 수질 검사를 진행해 보니, 원수 속 수소이온 농도가 기준치(5.8~8.5pH)를 초과하는 9.7pH로 나타났다.

지하수법상 지하수는 정수가 아닌 원수로 이용 여부를 정한다. 법대로면 이곳 지하수는 쓸 수 없는 셈이다. 감사원도 지하수 폐공 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나 기장군은 ‘먹는 물’ 기준으로 다시 수질 검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설치 비용을 생각할 때 폐공은 곧 예산 낭비다. 탁도를 파악하려면 생활용수 대신 먹는 물 수질 검사를 해봐야 하는데, 결과가 적합으로 나온다면, 탁도가 높아지는 7, 8월 외에는 지하수를 쓸 계획이다”고 말했다.

기장군은 이곳 옥상에 설치된 장미정원의 구조진단 용역도 진행한다. 장미정원은 배수시설 설치가 끝난 지난해 1월 설계변경을 통해 조성됐다. 이 때문에 하중 문제가 발생하면서 옥상에 균열이 보이거나 옥상에서 연결된 공간에 누수가 생기는 현상이 일어났다. 기장군은 용역 결과에 따라 장미정원 규모를 축소하거나 완전 철거할 예정이다.

또 기장군은 야외수영장을 빙상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치한 고압가스 제조 시설을 폐기하기로 했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상, 폭발 위험이 있는 고압가스 시설은 초등학교 200ｍ 내에 지을 수 없다. 지난해 4월 열린 해운대교육지원청 심의에서 불허 결정이 났지만, 설치를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