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구 등 8곳 시설도 철수 검토
- 인구감소·비혼 증가 직격탄 맞아
부산 남구가 운영하는 예식장을 올해 폐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다른 기초자치단체도 저조한 이용률 때문에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구청 예식장이 사라지는 추세는 10년 새 반토막이 난 부산 혼인 감소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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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부산 남구청 1층 웨딩홀이 이용객 감소로 폐관해 구청 관계자가 신부대기실로 쓰이던 공간을 정리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9일 남구는 시설물 운영 조례에서 예식장 관련 규정 폐지를 입법예고하는 등 사실상 폐관 수순에 돌입했다. 구는 2004년 8월 총 484㎡ 규모의 웨딩홀(대강당)·폐백실·신부대기실을 갖춰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19년 동안 이곳에서 누적 755쌍이 결혼했다. 예식 1회당 14만 원인 저렴한 비용으로 2008년에서 2010년까지 매년 평균 170쌍 이상이 식을 올리는 등 호황기를 누렸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점차 이용률이 감소하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 이용객이 뚝 끊겼다. 구는 2019년 예식장 이용 활성화를 위해 리모델링까지 거쳤지만,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이용객 ‘0명’을 기록했다. 대관 문의 전화도 없어 지금은 코로나19 물품 창고와 합창단 연습실로 사용하고 있다.
구는 이용실적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시설 유지비 등 예산 투입이 비효율적이라 판단해 폐관을 결정했다. 구 관계자는 “한때 저소득층 또는 스몰 웨딩을 선택한 이들이 많이 찾아 주말에 예약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결혼 연령 인구가 줄고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어 더는 찾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때 부산 16개 구군 중 11개 구가 예식장을 운영했지만, 북구(2018년)·연제구(2019년)는 이미 없앴고 남은 8개 구 예식장도 폐관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찾는 이가 없어 사실상 폐관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태다. 시설이 낡고 오래돼 남구처럼 폐관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청 예식장의 흥망성쇠는 부산지역 혼인 건수가 급감한 것과 관련이 깊다. 통계청의 ‘2021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부산의 혼인건수는 2021년 1만1081건으로 2011년(2만224건)과 비교하면 10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이는 혼인 건수를 집계한 1981년 이후 최저치다. 40년 전인 1981년(3만2227건)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통계청은 결혼 적령기 30대 인구 자체가 감소했고 코로나19로 인한 결혼식 연기가 겹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