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한 은행 지점장이 내부 규정을 어겨가며 정상적인 대출이 불가능한 법인을 대상으로 ‘쪼개기 대출’을 실행한 뒤 뇌물을 받아 구속기소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부산지역 한 은행의 A 지점장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 불구속 기소했다. A 지점장은 이른바 ‘쪼개기 대출’로 불리는 동일인 대상 분할여신으로 11개 법인에 43억 원을 부실대출한 뒤 대가로 6500만 원어 치 뇌물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는다. A 지점장은 부산 서구 소재 한 지점에서 근무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지점장은 분양대행업자인 B 씨를 통해 법인 대표 3명을 알선받아 부실대출을 실행했다. A 지점장은 이들이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 새로 만든 법인을 대상으로 지점장 전결로 대출을 실행했다. 대출이 불가능한 법인을 대신해 신규 법인을 세워 대출을 받는 건 여신심사 규정 위반이다. 이 중 한 명인 C 씨는 13억 원 이상의 기존 부실채무가 있었는데, A 지점장은 C 씨가 차명으로 운영하는 법인에 대해서도 대출을 해줬다.
또 A 지점장은 알선자인 B 씨에게 지점장 전결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는 업태를 정해 대출을 신청하도록 하고, 신용불량 상태였던 B 씨에 대한 신용평가를 반영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전액 신용으로 대출을 허가했다.
이들의 대출을 실행한 대가로 A 지점장은 자녀의 계좌를 통해 5800만 원을 받았다. 주식과 골프채 등 금품 700만 원어치 또한 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지점장의 범행은 지난해 은행 자체 감사에서 적발됐다. 은행은 그가 내부 여신규정을 어긴 사실을 확인해 같은 해 5월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A 지점장은 지점장 전결 한도에 맞춰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대출 신청자들과 연락하면서 대출 목적의 법인 설립 단계부터 범행을 공모했다. 또 공범들과 사건 경위에 관해 말을 맞추고, 주장에 부합하는 취지의 허위 자료를 만들어 검찰에 제출하거나 검찰 출석조사 내용을 녹음해 공유하는 등 수사에 함께 대비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