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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가 보내온 선물” UN공원 특별한 의자들

故 그룬디 수양 손녀 등 기증…묘역 인근에 총 4개 새로 설치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3-01-24 19:25:23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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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기리는 벤치가 생겼다.
고 제임스 그룬디 씨 묘역 근처에 설치된 벤치. 수양 손녀 박은정 씨 제공
24일 재한유엔기념공원에 따르면 최근 공원에는 4개의 벤치가 새로 설치됐다. 먼저 고 제임스 그룬디 씨의 수양 손녀 박은정 씨가 최근 할아버지 묘역 근처에 설치한 벤치다. 이곳 직원으로서 대외협력국장을 맡고 있는 박 씨는 지난해 11월 사비 300만 원을 들여 벤치를 설치했다. 조만간 벤치 옆에 ‘제임스 그룬디 씨를 기억한다’는 글귀가 새겨진 의자의 동판이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11일 유엔기념공원 참전용사 묘역에 안장됐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자 시신 수습 요원으로 복무했다. 1951년 2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유해 약 90구를 자기 손으로 수습했다. 이들 중에는 살아생전 이름을 확인하지 못한 용사도 적지 않았다. 고인은 이름을 찾지 못한 전우들 생각에 35년간 매년 유엔기념공원 내 전우들의 묘역을 방문하다 지난해 8월 암 투병 끝에 영국에서 숨졌다.

고인은 생전 남긴 기고문에서 “부산에 오면 항상 수양 손녀(박 씨) 집에 머무는데, 그녀는 전쟁에서 내가 경험한 것들을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설득하며 나를 세상 밖으로 인도한 인물”이라고 손녀를 회상했다. 매년 공원을 찾던 고인은 2006년 박 씨와 우연히 대화를 나눈 것을 계기로 친분을 다졌다. 이후에는 박 씨 결혼식에 ‘할아버지’로서 참석할 만큼 가까워졌다. 박 씨는 물론 그의 남편 등도 그룬디 족보에 오를 정도였다.

박 씨는 벤치는 자신이 기증했지만, 그룬디 씨가 유엔기념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남긴 선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평소 한국을 사랑한 고인의 뜻을 이어나갈 방법으로 벤치를 생각하게 됐다. 유엔기념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게 할아버지가 남긴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벤치 3개는 호주한국전참전용사협회가 기증한 금액 900만 원으로 만들어졌다. 협회는 최근 회원들이 노령으로 모두 세상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해산했다. 기증금은 협회 해산 직전 공원 측에 건네졌다. 유엔공원은 이 돈을 참전용사 묘역을 기리는 벤치와 이들의 뜻을 기리는 동판 제작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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