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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서 사업가로, 일흔에 가수 데뷔 ‘끝없는 도전’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18> 강낙관 ㈜참조은이엔지 대표

  • 고영삼 동명대 교수
  •  |   입력 : 2023-01-10 19:35:05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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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 재직하며 자격증 취득
- 퇴직 후 소방시설관리업체 창업
- 직원 100명 매출 전국 5위로
- 음반 내고 최근 TV 출연까지
- “재능기부 가수로 인생삼모작”


◇ 강낙관의 인생Tip

사람들에게 자세를 낮추고
진심과 열성을 쏟아라
강낙관(예명 강운해) 대표가 지난 4일 KBS 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에 소방관 옷을 입고 출연해 애창곡을 부르고 있다. KBS화면 캡처
공무원. 되기도 어렵지만 퇴직 후 든든한 기업 경영자 되기는 더 어렵다. 그런데 소방공무원으로 정년퇴직 후 창업하여 현재 100명 넘는 직원을 데리고 신나게 질주하는 이가 있다. 얼마 전엔 70이 넘은 나이에 가수로 데뷔했다. 신기할 따름이다. 이 사람에겐 어떤 인생의 기술이 있었던 것일까? 부산시 동구 초량동에 있는 그의 회사를 방문했다.

-며칠 전 TV에 출연해 노래도 하셨다고요?

▶지난 4일 KBS TV의 간판프로그램인 아침마당이었습니다. 저는 5년 전에도 출연했는데, 이번에는 그 프로그램에 나갔던 1500여 명 중에서 몇 사람을 뽑아 한 번 더 출연시킨 것이었어요.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사례를 말하게 하여 시청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의도였답니다.

-음반을 내신 적도 있다고 하셨죠?

▶2018년 ‘뚜벅이 인생’, ‘내 친구’라는 노래를 작사했던 적이 있습니다. 박현진 작곡가와 함께 음반을 낸 것입니다. 그 후 ‘청춘아’, ‘운명 속으로’도 발표했습니다. 그 덕분에 요즘 강운해라는 이름으로 요양원이나 각종 노래교실 등에서 재능기부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노래대회에 나가 입상한 후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만 집안이 어려워 못하다가 70이 넘어서야 실현한 것입니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현재 소방시설관리업체인 ㈜참조은이엔지의 강낙관 대표이사다. 현재 만 75세인 그는 젊은 시절 30년을 부산시 소방본부에서 소방관으로 봉직했다. 그러다 57세 때인 2005년도에 정년퇴직을 한 후 이 회사를 창업했다. 이미 전국 소방공무원 후배들에게는 최고의 인생 롤모델로 되어있다.



-㈜참조은이엔지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강낙관 대표가 직접 작사해 출시한 음반을 들고 사무실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소방시설관리기업입니다. 퇴직 후 7명의 직원을 데리고 창업했는데, 현재는 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빌딩·공장의 소방시설 점검, 안전관리업무를 대행하는 활동을 합니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매출 1위일 뿐만 아니라 작년에 전국 5위를 마크한 이 분야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창원 LG 1공장, 부산 CJ 제일제당 등을 비롯해 1000여 곳의 시설을 관리하고 있죠.

-소방시설관리업이란 어떤 업인가요?

▶우리나라 소방법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연 2회 이상 소화전, 스프링 클러, 자동화재탐지시설, 피난설비, 소화용수 시설 등 화재안전시설을 점검하여 관할 소방서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게 은근히 까다롭고 전문성이 필요하죠. 공장 같은 경우 관리해야 하는 위험물만 해도 4만 5000여 종이나 됩니다. 도시에는 공장, 주유소, 다중이용시설, 재래시장 등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할 곳이 많습니다. 도시안전의 최전선에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죠.

-대단하시군요. 공직에 계실 때부터 창업을 준비하셨나 봐요?

▶특별히 준비했다기보다, 소방시설관리사, 위험물취급기능사 자격을 보유했죠. 소방시설관리업체를 창업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자격증이 필요한데 마침 저는 그런 면에서 자연스럽게 준비해 있었던 것이죠. 저는 소방인허가 시설 민원업무만 25년간을 담당할 정도로 소방법에 정통했습니다. 제 자랑 같지만 ‘걸어 다니는 소방법’으로 소문났었죠. 소방법은 까다로워 민원인들이 지치기 쉬운데, 저는 세세한 법규에 밝으니 민원인의 고충을 잘 해결해주었어요. 퇴직하고서 50년 남은 인생 무엇을 할까 궁리하다가, 죽었을 때 염라대왕으로부터 “너는 사장도 한번 안 해보고 죽었냐?”라는 질문을 받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는 ‘내가 잘하던 민원업무를 대행하는 기업을 차리자’고 결단했지요. 그리고 전국 5위 기업으로 키운거죠.



인생 이모작의 성공 출발에는 준수해야 하는 요건이 있다. 그중 첫째는 일모작 때 하던 일과 연관된 일을 하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강낙관은 이미 정통했던 일을 붙잡아 출발점이 좋았다. 전문성, 민원인 인맥, 민원인 욕구에 대한 이해력 그리고 소방본부 동료들의 신망을 안고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어려움은 없었을까?



-공무원 출신이 기업인으로 변신할 때 어려움이 많았지요?

▶하하(웃음). 어려움 많죠. 가장 큰 것은 자존심 버리기입니다. 공무원은 평생 갑으로 살죠. 그러나 퇴직하면 끝입니다. 그런데 거의 모두가 이걸 못 버려요. 퇴직하면 그 변화를 수용해야 해요. 서장을 했다거나 국·과장을 했다는 것. 그 자존심부터 버려야 합니다. 그것 못 버리면 퇴직 후 친구 관계까지도 실패하죠. 가족관계도 어려워집니다. 저는 완전히 탈바꿈했죠. 물론 저는 25년 민원업무 보면서 민원인과 충돌 한번 안 했을 정도로 저를 관리했지만, 퇴직 후에는 티끌 하나 남김없이 또 철저히 바꾸었어요.



책과 서류가 빼곡한 그의 사장실에는 그가 지키고 싶은 생각들이 적혀 있었는데, ‘굽어지기 쉬운 쑥대도 삼밭 속에서 자라면 저절로 곧아진다’는 뜻의 봉생마중 불부직(蓬生痲中 不扶直)이란 글귀도 있었다. 그는 이 글귀를 좋은 인연을 맺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노력하여 좋은 영향을 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갑과 을을 따지기보다 더 성숙한 수준이다.



-사회활동도 많이 하시더군요.

▶저의 사회봉사 방식인데, 현재 부산시 소방재난본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방업무는 익명의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단 하나뿐인 자신의 생명 위험까지 무릅쓰는 일이예요. 저의 노래 ‘운명 속으로’는 소방 후배들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그 외 한국소방안전원 비상임감사, 부산고등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 소방시설 관리협회 중앙회 부산회장 역임 후 현재 전국 소방시설협회와 소방산업공제회 비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고요. 희망이음(포도학사)·장산노인복지관·초록우산어린이재단·우리집원 등의 후원회원, 재부 진주향우회 회장, 삼일동지회 부산광역시지부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우 부지런한 성품인가 봐요?

▶그렇긴 하죠.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면 골프 연습장 가는 것부터 시작해 밤 12시까지 쉼 없습니다. 애초 5년 정도만 경영하고자 했는데 20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국 1500개 정도의 소방시설관리기업을 선도하는 수준이 되었어요. 저의 좌우명이 ‘태양이 떠오르면 당신은 달려야 한다’ 입니다. 이 일이 즐겁습니다. 미당 서정주는 자화상에서 ‘나를 키운 팔 할이 바람’이라고 했지만, 조은이엔지가 이렇게 키워진 팔 할은 저의 인연에 거짓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과 함께 부지런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장은 영업자죠. 매일 업체를 방문하고 욕구를 꿰뚫어 최선을 다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당신은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생각하라’고 경영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소방 후배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요?

▶저는 어릴 때 중학교를 야간으로 다녔고, 고교도 22세에 야간에 입학하고, 대학도 직장 다니며 38세에 야간에 입학했습니다. 밤에만 다닌 가난한 만학 인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생존에 바쁘면서도 승진보다는 인연의 가치를 우선했습니다. 후배들은 긴 인생을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늘 자세를 낮추고 사람에게 진심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독서를 하며 멀리 보았고 관계에 성실했습니다. 그것이 운 좋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심리학자 메슬로우는 인간은 생리·안전의 욕구를 만족하기 위해 애쓰지만, 극소수의 사람들은 궁극에 자아를 실현한다고 했다. 공직 퇴직 후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한 강낙관은 이제 코흘리개 시절 꿈이었던 가수까지 되어 자아를 실현하고 있다. 메슬로우가 기뻐할 사람이다. 이는 운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가 이모작 전환기에 인생가치를 단단히 하지 않았다면, 스스로의 강점발견을 등한시했다면, 그리고 주어진 시간을 보석처럼 세공하는데 소홀했다면 어찌 가능했을까? 그는 인생이란 비밀의 정원을 한 단계 한 단계 넘어설 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욕구를 더 가치 있게 승화시켰고 그럼으로써 이제 인생의 승자가 되고 있다.


▶메슬로우의 5단계 욕구 TIP

-인본주의 심리학자 에이브럼 메슬로우의 인간의 욕구단계설(Maslow’s hierarchy of needs)은 심리학 경영학 사회학 등에서 최고로 많이 언급되는 이론이다.

-인간은 5단계 성장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한다. 가장 하위 욕구는 생리적 욕구다. 생존에 필요한 본능적 욕구를 말한다. 이 욕구가 충족되면 안전·안정의 욕구를 찾는다. 그 다음에는 소속·애정의 욕구다. 네 번째는 타인으로부터 존경받고자 하는 욕구다. 인간 욕구의 최고 상위급은 자아실현의 욕구다. 자신의 잠재력을 최고로 발휘하고픈 욕구인데, 이 욕구를 충족하는 이는 매우 극소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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