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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이수현…양국 갈등에도 ‘민간 징검다리’ 역할

한일관계 정상화의 길 <하> 그럼에도 움트는 교류의 씨앗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23-01-09 19:49:1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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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사 세계유산 등재 5주년 기념
- 부산문화재단 교류 새 출발 행사
- 네트워크 구축… 3년 만에 행렬도

- 일본인 구하다 희생된 부산청년
- 故이수현 추모캠프 13년째 개최
- 해마다 한일청년 만남의 장으로

지난해 10월 7일 부산에선 한일 문화교류의 새 출발을 알리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한일 공동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지 5주년을 맞아 마련된 자리였다. 한일 조선통신사 관계자들이 부산을 찾았고, 코로나로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뜻 깊은 5주년을 축하했다. 임진왜란으로 단절됐던 조선과 일본의 국교를 회복하고 우호를 다지기 위해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차례에 걸쳐 일본에 파견한 외교사절단인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한일 공동의 노력과 강한 의지로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세계기록유산을 가진 첫 사례다.
2021년 5월 부산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린 고 이수현 평전 ‘이수현, 1월의 햇살’ 북콘서트 현장. 의인 이수현을 기억하는 행사를 이어오는 사단법인 한일문화교류협회는 코로나로 양국 간 왕래가 어려웠던 2021년에도 이수현 씨 20주기를 기념해 행사를 진행했다. 호밀밭출판사 장현정(가운데) 대표가 사회를 봤고 이수현 씨의 유족, 친구들이 참석했다. 한일문화교류협회 제공
■조선통신사 200년 간 평화 유지

행사를 주최한 부산문화재단은 이날 ‘조선통신사문화교류협의회’ 창립총회도 함께 마련했다. 국내 조선통신사 연고지역과 사업 추진기관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일본은 이미 1995년부터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를 구성해 18개 지자체, 70개 단체, 100인 이상의 개인이 참여하는 광역 모임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부산문화재단 김현승 문화유산팀장은 “재단이 하나의 플랫폼이 되어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라며 “올해는 일본의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가 부산에서 전국대회를 열기로 했다. 양국 왕래가 다시 시작된 만큼 예전처럼 활발한 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부산문화재단 측은 일본 쓰시마(대마도)와 시모노세키 등 조선통신사 연고 지역을 3년 만에 방문하기도 했다.

양국 관계가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했고 코로나로 국경마저 닫혔던 근 몇 년 동안 사업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 팀장은 “조선통신사는 전쟁 이후 시작된 상호 왕래의 상징이었고, 조선통신사가 파견되는 기간 평화를 유지했다는 점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어렵거나 힘들수록 민간 차원의 문화 교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양국 관계자의 기본적인 태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모두 관계가 안 좋다고 해서 교류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대면이 어려우면 다른 방식으로 소식을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3년 만에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故 이수현 기억하는 모임 13년째

사단법인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는 오는 14일 남구 부경대학교 여의주홀에서 ‘의인 이수현 기념 한일교류 캠프’를 개최한다. 일본 문화에 관심 있는 영남지역 고교생 60여 명과 부산에서 유학 중인 일본 대학생을 포함한 한일 대학생 3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 모임(아이모)’은 2001년 1월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 뛰어들었다 유명을 달리한 부산 출신 청년 이수현 씨의 희생을 기리고 한일 청년들의 우호 증진을 위해 해마다 다양한 기획을 이어왔다.

매년 마련된 행사는 코로나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했다.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 하숙경 상임이사는 “양국 청년들이 이수현 씨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며 서로의 거리를 좁히고, 만남의 자리를 통해 양국의 문화와 정서를 더 깊게 알아간다”며 “민간교류는 중단하지 않고 지속해 나갈 것이다. 국가간 외교가 어렵더라도 국민의 소통이 받쳐주면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로 나아가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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