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물공장 운영 과정서 오염 추정
- 구, 정화명령 등 사업추진 의지
- 환경단체 “인근 전수조사” 요구

부산 사하구 신평·장림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 예정 부지에서 다량의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 사하구는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는 인근 지역도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부산 사하구 신평동에 들어설 지식산업센터 예정부지. 사하구 제공

사하구는 8일 신평·장림산단 지식산업센터 예정 부지(신평동 520, 523 일대·6158㎡)에 대한 토양환경평가 용역 결과, 기준치 이상의 니켈과 석유계탄화수소(THP)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니켈 수치는 2326㎎/㎏이며, THP는 7783㎎/㎏ 수준이다. 현행법상 토지오염 정화 기준(니켈 500㎎/㎏, THP 2000㎎/㎏)의 각각 4.6배, 3.8배 이상 검출됐다. 중금속의 일종인 니켈은 호흡기 및 전신장애 위험을 가진 1급 발암물질이고, 산업용 석유에 포함된 성분인 TPH는 노출 시 폐 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해당 부지는 일반철물 제조·판매 공장 등이 있었던 곳이다. 사하구는 공장 운영 과정에서 토양 오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토양오염 사실을 확인한 사하구는 최근 오염 부지 소유자인 우리자산신탁에 토양오염 정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지식산업센터 예정 부지의 토양 오염은 신평·장림공단의 광범위한 오염의 전조현상이라며, 일대 전수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이번에 발견된 오염 부지에서 500ｍ 떨어진 곳에서도 오염된 토양이 나온 사례가 있다. 2013년 도시철도 1호선 연장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해당 토양에서 유해 물질인 크실렌이 기준치의 246배, 톨루엔 20배, 에틸벨젠 13배 등이 검출됐다.

일각에서는 신평·장림산단 내 지식산업센터 조성 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을 우려해 구청이 소극적인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사하구 관계자는 “이곳은 지하 2층을 파내는 터파기 작업이 예정된 곳이어서 흙을 파낸 후 오염 정화 작업을 별개로 진행하면 큰 무리가 없어 보여 토양오염 정화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초록생활 백해주 대표는 “해당 부지는 수십 년 동안 별다른 제재 없이 공장으로 사용됐던 곳인 만큼 일대 토양이 모두 오염됐을 가능성이 커 전수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