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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거지표 최하위인데 ‘주민 만족도’ 높은 아이러니

영도…먼저 온 부산의 미래 <2> 객관적 현실과 주관적 평가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23-01-01 21:04:23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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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자립도 9.3%로 가장 낮고
- 기초수급자 10.4%로 가장 많아
- 40.7%에 달하는 노후주택률

- 그럼에도 주관지표는 부산 6위
- 주거 만족도·정주의사 평균이상
- 재개발 적어 한곳서 오래 거주
- 고령층 역설적인 ‘안정감’ 반영
- “정치·행정 동기부여 되지 않아
- 젊은층 희망 갖고 살기는 불안”

조선업이 활황이던 1984년 부산 영도구 인구는 22만1000명대였다. 28년이 지난 지난해 11월에는 반 토막 난 10만8294명으로 급전직하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부산시는 ‘장래인구 추계’를 통해 2030년 영도구 인구가 9만5436명에서 2040년 8만3568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도는 인구 유출과 출산율뿐만 아니라 산업 경제 문화 복지 지표에서도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부산 영도구의 주거생활환경 지수는 16개 구·군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주관적 만족도는 여섯 번째로 높았다. 사진은 드론으로 촬영한 영도구 산복도로 일대 주택가. 이원준 기자
■객관적 지표로 본 영도구

1일 국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부산시의 ‘2022년 도심 불균형 실태 분석 모니터링 (중간)보고서’에는 영도의 현재가 압축돼 있다. 영도구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산업경제(16위)와 주거생활환경이 최하위였다. 인구활력은 중구에 이어 15위에 그쳤다. 앞서 부산시는 부산통계연보와 부산사회지표·부산사회조사 통계를 근거로 불균형 실태를 도출했다.

인구활력 지표는 인구증감률과 합계출산율·고령인구에 1인가구 비율을 포함해 산출한다. 영도는 지난해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30%를 넘어서 부산에서 가장 높았다. 인구증감률은 중구와 함께 전년 대비 -2.35%를 기록했다.

산업경제 분야는 ▷재정자립도 ▷1000명당 사업체 및 종사자 수 ▷월평균 소득 500만 원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겼다. 영도구의 재정자립도는 9.3%로 부산에서 유일하게 10% 미만이다. 국·시비 지원이 없으면 공무원 월급도 못 준다는 의미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의 재정자립도는 70.6%(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실 자료)에 달했다. 영도의 기초생활수급자 비율 역시 10.4%로 부산에서 가장 높았다.

주거생활환경 지표는 노후주택·빈집 비율과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을 토대로 산출됐다. 영도구 노후주택률은 40.7%에 달했다. 빈집 비율은 11.5%였다. 열 집 중 네 곳은 노후화했고 한 곳 이상은 빈집인 셈이다.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1.84㎡로 원도심의 서구(29.32㎡) 동구(13.34㎡)보다 월등히 좁았다.

■주관 지표서 확인된 자부심

눈에 띄는 대목은 주관적 평가지표다. 객관적 지표는 부산 최하위 수준인 반면 주관적 지표는 높았다. 특히 영도구의 주거생활환경 분야 주관적 지표는 부산 6위였다. 고지대 산복도로에 무허가 건물이 많은 환경인데도 영도구민이 갖는 자부심이 남다르다는 걸 의미한다.

영도구의 주거만족도 지수는 0.620으로 부산 평균 0.549보다 높았다.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는 해운대구(0.693), 금정구(0.634)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영도구의 정주의사 지수도 부산 평균(0.627)을 앞서는 0.781을 기록했다. 지하철(도시철도)이 없는데도 영도의 대중교통 만족도 지수(0.792)는 부산 평균(0.774)을 앞섰다. 부산의 중심가로 교통 요지인 부산진구(0.741)를 뛰어 넘은 것도 특징이다.

영도구의 의료만족도지수(원지표값)는 4.023으로 부산 1위였다. 해운대구(3.957)를 제쳤다. 부산 평균은 3.919였다. 영도의 종합병원은 2곳(해동병원과 영도병원)에 불과하다.

■고령화와 주거만족도

지역애착도와 20년 이상 거주자 비율 등으로 평가한 인구활력 분야에서 영도구는 4위를 기록했다. 원 지표값을 정규화한 지역애착도는 영도구가 0.414로, 부산 평균(0.444)보다 조금 낮았지만 동래구(0.258) 연제구(0.164) 강서구(0.176)보다 높았다.

높은 주거만족도는 영도의 고령화와 무관하지 않다. 노년층이 재개발·재건축보다 ‘현 상태 유지’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영도구의 65세 이상 인구 구성비는 2023년 30.1%에서 2026년 35.1%→2030년 39.7%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부산 평균은 각각 22.2%와 26.1%, 30.1%로 나타났다. 젊은층의 인구 유입이 없는 상황에서 영도가 고령의 섬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영도구는 20년 이상 거주자 비율이 75.7%로 부산 평균 50.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주거지 이동이 쉽지 않은 노년층 비중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산의 고령화율을 감안할 때 영도구처럼 고령층의 ‘주관적’ 주거만족도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도구의 높은 주거만족도가 오히려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부산대 정주철(도시공학) 교수는 “신체적·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중시하는 6070세대에 영도 만큼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을 찾기 어려운 반면 2030세대가 영도에서 희망을 찾기는 어렵다”며 “누가 봐도 살기에 불편해 보이는데 노인들은 ‘괜찮다’고 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정치권과 행정력에 강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아 주거환경 개선은 더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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