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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대초 졸업생 30대가 말하는 고향 영도, 사랑했지만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밖에…

영도…먼저 온 부산의 미래 <1> 섬 출신 젊은이들의 속내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23-01-01 20:59:38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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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종대소년 님 등 12명 그룹채팅

부산 영도구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30대가 생각하는 영도는 어떨까. 국제신문은 태종대초등학교를 졸업한 ‘젊은 영도 사람’들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으로 초대했다. 태종대초등학교는 현재 학급당(1~3학년은 2학급, 4~6학년은 1학급) 평균 학생 수가 6.3명인 ‘미니 학교’다. 1999년 졸업해 누군가의 자녀이자 학부모·직장인이 된 이들은 “정겹고 아련해 언젠간 돌아가고 싶다”면서도 소멸의 상징이 된 고향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영도 출신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이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영도 이미지에 맞춰 닉네임을 설정했다.
◇ 태종대소년(채팅방 닉네임)

#애증이 교차하는 고향 #아빠가 돼 보니 살기 힘들 듯

영도에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살다가 이사했다. 현재 대기업에 근무 중이다. 자녀는 2명을 키운다. 영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많이는 없다. 그래도 고향을 떠올리면 아련해진다. 영도 출신이라고 하면 직장 동료들은 물론 처가에서도 신기한 듯 바라본다. 예전 아내와 영도에 갔더니 ‘고지대 급경사가 많은 데 자동차가 진입할 수 있느냐’고 걱정하더라. 뉴스를 보면 일자리부터 고령화까지 안 좋은 통계에는 늘 영도가 포함되더라. 아빠가 되니 영도에서 살고 싶어도 학원·문화시설이 부족한 거 같아 애들을 데리고 살 수가 없을 것 같다.


◇ 열받은영도아재

#왜 이렇게 빨리 늙어가는지 #특단과 파격 대책 필요

영도를 떠났다가 사업장이 있어 돌아왔다. 특단과 파격의 대책이 없이 영도의 활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노인 인구는 어느 지역이든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청년 인구가 씨가 마를 정도로 빠져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영도가 늙어가는 것 아니냐. 영도의 이미지를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말을 하고 보니 갑자기 화가 치민다.


◇ 영도아빠화났다

#멀리서 보면 좋은 곳 #허나 때 맞춰 떠나야 하는 곳

영도를 벗어났다가 다시 돌아와 아들 둘을 키우는 가장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영도에 살고 있으나 앞으로도 살고 싶지는 않다. 애들 교육 인프라 때문에 ‘육지’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때에 맞춰 떠나야 하는 곳이 영도다. 멀리서 보거나 한 번씩 방문하면 참 좋은 곳일지는 몰라도 살아보면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는지 안다.


◇ 추억은추억일뿐

#옛 생각에 웃음은 나지만 #빠져나올 시기 고민해야 하는 지역

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족과 함께 영도를 떠났다. 영도의 제일 구석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당시 풍족하지 않아도 정이 있고 재미있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항상 웃음이 난다. 그런 영도에서 자라 대기업에 취업했다. 하지만 영도에서 살고 싶지 않다.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각종 인프라도 부족하다. 중학교만 졸업하면 ‘어떻게 빠져 나가지’를 고민하는 게 영도의 현실이다. ‘영도를 떠나면 삼신할매한테 화를 입는다’는 전설이 있는데 어쩌겠나, 살기가 힘든데. 어린 시절과 지금의 영도는 달라진 게 없다. 그래서 타 지역과의 격차가 너무나 크다.


◇ 영도야영도야

#자부심 있지만 #외지인에게 일자리나 교통환경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계속 살고 싶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바다와 산이 있다. 이곳 출신이라는 데 자부심이 있다. 하지만 영도 토박이가 아니라면 영도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일자리도 없지만 있는 일자리마저 최저임금 수준이니 말이다. 부산도 늙어가고 있다. 청년층 유출도 많다. 영도와 비슷한 처지다. 누군가 나서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 어쩌다영도

#살고 싶어도 집사람에게 어떻게 말해 #엄두도 못 낸다

영도에서 태어나 결혼 전까지 영도에서 살았다. 지금은 교편을 잡고 있다. 추억이 가득한 영도지만 다시 들어와서 살라고 하면 ‘글쎄요’다.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생활과 교육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70년 역사의 부산남고등학교마저 이전한다고 하니 서글프기만 하다. 행여나 영도에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도 집사람에게 동의를 구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을 꺼낼 엄두도 못 낼 듯 하다.


◇ 힘들다나의영도

#‘후’(後) 이미지 #그리운 곳이지만 사는 것은 또다른 문제

일본계 IT기업에 근무 중이다. 일본인과 결혼해 자녀를 키운다. 본가도 영도에 있다. 나는 영도의 초중고 후배들을 응원한다. 어디서 만나든 반갑게 맞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마음 속으로 다짐한다. 항상 그리운 고향이지만 사는 것은 다른 문제다. 노후·낙후·후퇴라는 ‘3후(後)’가 현재 영도의 이미지다. 젊은 사람이 없다. 교육 인프라를 보면 애들을 키우기에는 정말 힘들다. 사람이 없으니 기업유치나 투자는 더 안 되고. 투자가 안 되니 들어오는 사람은 적고 나가는 사람만 늘어나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져 시간만 보내는 것은 아닌지 한숨만 나온다. 고향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상황이 안타까워서 이러는 거다.


◇ 불편한영도세상

#다시 거기서는 못 산다 #주거환경 너무 불편해

결혼 전까지 영도에서 살다가 영도를 벗어나 신혼 집을 마련했다. 현재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한다. 자녀가 1명 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에게는 주거 불편이 크다. 늘 부산항대교·영도대교·남항대교를 건너 섬을 벗어나 학원이나 쇼핑·문화생활을 누릴 순 없지 않나. 나이가 더 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곳에 살다 보니 영도의 주거환경이 불편한 것을 부인할 수가 없더라.


◇ 힘내라나의영도

#돌아갈 마음 없어 #그래도 태종대초 출신의 자부심으로 후배 응원

공직자다. ‘영도에 살고 싶은지’를 묻는 말이 불편하다. 솔직히 인프라 부재나 일자리·고령화 때문에 영도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도 이런 질문을 받으니 기분이 좋지 않다. 애들이 다 크고 노후에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작은 집을 마련해 살고는 싶지만 현재는 영도로 돌아갈 수도 없다. 영도의 제일 구석에 있는 작은 학교 졸업생으로서 고향에 대한 자부심은 크다. 힘든 환경이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후배들을 항상 응원한다는 이야기도 꼭 전해달라. 내 고향 영도 파이팅!


◇ 영도에서혁명

#위축과 폐쇄 이미지 #‘미래 영도’ 혁명적 대처를

영도에서 고교까지 나왔다. 현재 외국계 기업 소속으로 해외 거주 중이다. 늘 영도를 응원한다. 지금도 영도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 그런데 냉정히 바라보자. 외국에서 바라본 영도는 산·바다와 다양한 자원을 갖춘 곳이지만 갈수록 위축되는 것 같다. ‘과거의 영도’에 갇혀 ‘미래의 영도’를 구상하는데 주저하는 느낌이 든다. 더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에 이르기 전에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 벼랑끝에서희망

#고향 소멸 #모교·후배 없어질 생각에 속상

영도를 벗어나 가정을 꾸렸다. 자녀는 2명이다. 부모님은 영도 토박이다. 통계지표를 볼 때 영도가 벼랑 끝에 몰린 듯 하다. 동창들의 말에 대체적으로 동감한다. 솔직히 영도에 살고 싶은지 몰라서 물어보냐고 (국제신문에) 반문하고 싶다. 상상을 초월하는 달동네 경사에 열악한 교육·문화환경 등 낡고 늙어가는 요인이 영도에는 너무 많다. 고향을 응원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 소리 해서 미안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고향이 소멸하고 모교와 후배들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속상하고 화가 난다. 벼랑 끝에 선 상황이 영도에는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고향 영도가 부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 영도소년김씨

#커피숍과 실버 이미지 #원도심 중에서도 유독 왜

영도에서 고교까지 나온 동삼동 토박이다. 자녀는 1명이다. 공기 좋고 북적이지도 않아 살기 좋은 곳은 맞다. 다만 아내가 영도 복귀에 동의할지는 모르겠다. 영도의 이미지가 갈수록 커피(커피숍)와 실버(노인)로 각인되는 듯 하다. 같은 원도심인데 서구·중구·동구보다 영도구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각되는 것 같다. 고향이 쇠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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