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신설·수명연장 때 단순 보상이 아닌 지자체와 주민이 사회적 협의를 주도해 사업자인 정부·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 협약하는 형태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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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 2호기 전경. 국제신문DB |
부경대 손동운(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와 부산연구원 주수현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논문 ‘원전 인근 지역의 지역 주도적 혁신 가능성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연구진은 국내 최대 원전 밀접 지역인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인근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의과학단지)’ 형성과정을 지역 혁신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의과학단지(147만㎡)에는 2010년 개원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가 운영 중이다. 또 2026년까지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암 진단·치료제를 생산하는 수출용신형연구로,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기반 등이 구축된다. 1조8341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연구진은 의과학단지가 조성된 배경으로 기장군·군의회·부산과학기술협의회 등이 자체적으로 발전전략을 짜 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원전 지역인 기장군 장안읍 일대가 방사선 과학·의료·연구·교육·산업이 연계된 원자력 비발전 분야 의·과학 클러스터로 변하게 된 건 2000년 초 지역사회의 발상 전환에서 시작됐다. 원전 추가 건설에 따른 주민 보상금과 지원금 4000억 원을 방사선 첨단 시설 유치와 의과학단지 조성에 재투입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반면 중앙정부와 외부 전문가가 주도하는 원전 발전 전략은 국비에 의존하고 지역 자원 배분이 왜곡돼 사업 지속성이 떨어지며 혁신을 위한 축적의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정부와 정치권 주도로 일방적으로 원전 신·증설 등이 발표되고 보상도 단기적 방안이 주를 이뤄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투자 동반자’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도록 지자체와 사업자, 정부 부처가 공동투자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