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화포천습지와 봉하뜰 일대에서 처음으로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인 흰기러기 한마리가 발견됐다. 이 종은 큰기러기 무리에 섞여있지만 백색으로 유난히 돋보여 단번에 눈에 뛸 정도였다.

2일 노무현재단과 자연과사람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봉하뜰 주변에서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무리에 섞여 있는 흰기러기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2일 봉하뜰 주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흰기러기 모습. 노무현재단 제공

몸 전체에 흐르는 흰빛깔로 유난히 눈에 띄는 흰기러기는 논에서 떨어진 낱알 곡식을 먹느라 바쁘다가도 한 번씩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했다. 이 종은 현재 큰기러기 등의 무리에 섞여 함께 이동해 이 곳으로 온 것으로 추정된다.

흰기러기는 먹이가 비교적 풍부한 봉하뜰과 화포천습지 일대를 번갈아 가며 먹이를 섭취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재단 임정향 연수원 매니저는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흰기러기 한마리가 발견됐다. 색깔 때문에 도드라져 금방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이 종은 멸종위기종으로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며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적은 개체가 목격되기도 했다. IUCN 멸종위기등급인 적색목록의 관심대상(LC)에 올라있다. 몸길이가 64~76㎝로 국내에서도 멸종위기종으로 꼽힌다.

곽승국 자연과사람들 대표는 “그동안 수년간 화포천습지에서 모니터링을 해왔는데 흰기러기를 확인하기는 처음이다”며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 우리지역에서 처음발견됐다는 것은 그 만큼 주변 환경이 좋아졌다는 반증 아니겠느냐”며 반겼다.

현재 화포천습지 일대에는 기러류 등 5000여가 월동중인데, 지난해보다 일찍 찾아왔고 20~30%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달이면 1만 5000여 마리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IUCN은 전세계 자원과 자연보호를 위해 UN의 지원을 받아 1948년 국제기구로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