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재가 발달장애인의 자립 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평생 가족만이 발달장애인을 책임져야 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발달장애인지원센터 등은 23일 오후 동구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지원 방안에 관한 토론회를 열었다. 영도구장애인복지관 제공

부산발달장애인지원센터 등은 23일 오후 동구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재가 발달장애인의 지역 사회 자립 지원 방안 등에 관한 토론회를 열었다. 재가 발달장애인은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대신 집에 머무르고 있는 발달 장애인이다. 부산 재가 발달장애인은 약 1만4000명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시설에 머무르다 자립에 나서는 발달장애인과 재가 발달장애인에게 주어지는 지원의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시설 장애인 지원에 비해 재가발달장애인 지원은 부족하다. 탈시설 장애인은 자립정착금 1000만 원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연계한 주택 지원을 받는다. 재가 발달장애인은 부모가 사비를 털거나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고 있고, 자립을 위한 특수교육과 훈련 프로그램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발달장애인 부모 김상덕(60대) 씨는 “대장암 투병을 하며 발달장애인 아들과 떨어져 지내자 아들의 분리불안과 과격한 행동이 심각해졌다. 내가 없이도 아들이 혼자 살 방법을 마련하는 일이 절실하다”며 “생활비를 쪼개고 대출을 받아 간신히 거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의 시도도 소개됐다. 나사함발달장애인복지관과 영도구장애인복지관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으로 재가 발달장애인 자립코치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3년 시범사업인 탓에 내년 이후 운영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광희 부산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보호자가 없어도 발달장애인 아이가 지역사회에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복지개발원 김두례 정책기획실장은 “시범사업은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현장 중심 연구이기도 하다. 시범사업 성과를 토대로 부산형 모델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