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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노인일자리 새로운 대안…우리동네 ESG센터] <3> 주민·지자체 협업이 관건

노인 일자리도 ‘업사이클링’…폐플라스틱 수거량 확대는 구청이 앞장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11-20 19:32:00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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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기여도 할 수 있어 좋죠”
- 단순 공익사업 탈피해 가치창출
- 어르신 330명 벌써 500㎏ 모아

- 문제는 수거하는 장소가 한정적
- 아파트 등 공동주택 접근 어려워
- 금정구 사회복지과 주도로 협업

“우리가 수거한 플라스틱이 안전바나 조명등으로 다시 태어나 주변 사람들에게 돌아온다니 일하는 게 더 신납니다. 다들 쉬는 날에도 집이나 길에서 플라스틱 뚜껑을 보면 모으는 게 습관이 됐어요. 예사로 보지 않는 겁니다. 노인이 무기력하게 집에만 있기 쉬운데 사회적 기여도 하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자부심을 느끼는 거죠.”(금정시니어클럽 최정대·76)

‘우리동네 ESG센터’ 시범사업에 참여한 금정시니어클럽 어르신들이 폐플라스틱을 분리하고 있다. 금정시니어클럽 제공
“사람 손이 필요한 작업인데 젊은 사람은 꺼리는 일을 우리가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환경지킴이 활동이 단순히 거리를 깨끗하게 할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진 폐플라스틱을 한 곳에 모아 새롭게 활용한다고 교육받았어요. 환경에 대한 관심도 늘었고 사명감도 생겼지요. 또래 노인들과 만나 함께 일하니 몸도 정신도 건강해지고,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금정시니어클럽 채숙자·79)

노인일자리 사업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 봉사 성격의 공익사업보다 가치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사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신노년 세대가 등장하면서 노년에도 자기계발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등 일자리 욕구도 달라지고 있다. 부산시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지역본부는 이러한 노인일자리 선도모델로 친환경 사업 ‘우리동네 ESG(Eco Senior Group)센터’를 추진한다. 폐플라스틱을 수거하면 새활용 제품으로 만든 뒤 다시 지역주민에게 돌려주는 자원 순환 사업으로, 노인일자리와 ‘탄소중립’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연계해 주목받고 있다.

■가족·이웃 위한 친환경 활동에 보람

다음 달 부산 금정구 부곡동에 개관하는 우리동네 ESG센터는 크게 ▷수거·분류 ▷분쇄·사출 ▷리워드·판매 활동으로 돌아간다. 각 지역에서 페트병, 플라스틱 뚜껑 등을 수거해오면 작업장에서 분류 및 세척 작업을 한다. 분쇄·사출 작업은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이 수행한다. 폐플라스틱을 작은 조각(플레이크)으로 분쇄한 뒤 의류 명찰 화분 등 새활용품으로 만드는데, 이는 지역주민에게 돌려주는 리워드·판매 활동으로 이어진다.

첫 단계인 수거 작업은 금정구와 금정시니어클럽이 맡는다. 부산도시공사가 지원한 100평 규모의 센터 공간이 금정구에 있어 자연스럽게 협업관계가 맺어졌다. 공식 출범을 앞두고 현재는 공공형 일자리 참여 어르신 330명이 환경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폐플라스틱병과 뚜껑 등을 따로 모으고 있다. 지난달부터 모으기 시작한 폐플라스틱은 벌써 500㎏에 달한다.

금정시니어클럽 채종현 관장은 “어르신들이 집이나 이웃에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까지 모아서 오실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러한 친환경 활동이 가족과 이웃에게 도움 된다고 여기신다”며 “거점공간인 ESG센터가 개관하면 폐플라스틱 수거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관련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 환경 소모임과도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동주택 폐플라스틱 수거 과제

‘줍깅데이’에 참여한 환경지킴이 어르신들.
문제는 폐플라스틱 수거량을 얼마나 획기적으로 늘리느냐다. 지금은 일자리 참여에 노년층이 집이나 길에서 수거한 폐기물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우리동네 ESG센터 출범 이후엔 본격적으로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게 과제다. 공동주택 단위의 폐플라스틱 수거와 일상 속 주민 참여가 관건이다. 자원순환 사업에 대한 지역주민의 이해와 참여가 절실한 이유다.

채 관장은 “공동주택에서 배출하는 폐플라스틱을 가져오는 일이 쉽지 않다. 아파트마다 폐기물업체와 연간 단위로 계약하고 기금을 받기 때문에 우리가 뚫고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라며 “아파트 단지 몇 곳과 접촉하고 있는데 입주민의 재활용 사업에 대한 인식과 적극적 참여 의지가 중요한 것 같다. 이제 시작인 만큼 충분한 설명과 협의로 차근차근 참여 아파트를 늘려갈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모은 플라스틱 뚜껑. 금정시니어클럽 제공
금정구도 공동주택 폐플라스틱 수거 협의를 위해 관련 부서들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인일자리 사업을 주도하는 사회복지과를 주축으로 폐기물을 관리하는 자원순환과와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건축과 등에게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다. 금정구 관계자는 “관내 도서관이나 행정복지센터 등에 수거함을 설치하는 등 금정구에서 출발한 우리동네 ESG센터가 잘 정착하고, 지역 어르신이 건강한 노후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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